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의 상징인 5번가 정면 외벽에 거대한 손과 건축물의 파편을 연상시키는 조형물이 등장했다. 중국 현대미술가 리우 웨이(Liu Wei)가 '파편화, 변형, 재생'을 주제로 제작한 대형 조각 4점이다.
제네시스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진행하는 파트너십 전시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리우 웨이, Speculation'이 17일(현지시간) 개막했다고 18일 밝혔다.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은 매년 새로운 작가를 선정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5번가 파사드에 대규모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현대미술 전시 시리즈다. 2024년 한국 작가 이불, 지난해 미국 작가 제프리 깁슨에 이어 올해는 베이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리우 웨이가 참여했다.
리우 웨이는 사진과 회화, 비디오,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급변하는 사회와 도시의 모습을 탐구해온 작가다. 도시에서 발견한 파편과 역사적 자료, 신체의 일부 등을 작품에 끌어들이며 추상과 구상, 레디메이드의 경계를 재해석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리학의 기본 상수를 각각 제목으로 삼은 대형 조각 4점 'Speculation / Λ', 'Speculation / G', 'Speculation / c', 'Speculation / h'를 공개했다.
복합 유리섬유와 철, 알루미늄 합금, 폴리우레탄 페인트, 소가죽 등 서로 다른 소재를 조합해 건축물의 잔해와 신체 일부가 뒤섞인 듯한 형태를 만들었다. 각각의 오브제가 완전히 결합하지 않은 채 느슨하게 연결된 모습으로 미술관 외벽을 채운다.
작품 곳곳에서는 '인간의 손'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리우 웨이가 오랫동안 작품에 활용해온 소재로, 이번 전시에서는 현실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형태와 비현실적인 이미지 사이를 잇는 장치로 사용됐다.
전시 제목인 'Speculation'은 우리말로 추측이나 사색을 뜻한다. 리우 웨이는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긴장, 충돌을 다룬다. 완성된 형태보다 해체되고 다시 조립되는 과정 자체에 시선을 두면서 변화 속에서 인간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묻는다.
맥스 홀라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리우 웨이의 작품은 호기심과 혁신성뿐 아니라 작가 특유의 유머를 보여줄 것"이라며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을 통해 미술관 파사드가 지닌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독창적 예술 언어로 익숙한 형식을 재구성해 동시대 현실의 여러 층위를 조명하는 이번 전시가 급변하는 시대 속 인간의 경험에 대해 통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2027년 6월 8일까지 열린다. 오는 22일에는 리우 웨이가 직접 자신의 작품 세계와 이번 신작을 설명하는 'An Evening with Liu Wei'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제네시스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외에도 LA 카운티 미술관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더 제네시스 토크'를 후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내년 2월 9일까지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전도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