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가정에서 아버지를 '아저씨'라 부르며 거리를 뒀던 의붓딸이 아버지 사망 후 갑자기 상속 권리를 주장해 논란이 됐다.
지난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속소'에는 재혼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상속 분쟁에 휘말린 A씨의 사연이 방송됐다.
A씨의 아버지는 이혼 후 홀로 생활하다 8년 전 재혼했다. 새어머니에게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 있었다. 재혼 당시 대학생이었던 이 딸은 A씨 아버지를 '아저씨'로 호칭하며 가족으로서의 교류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A씨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상황이 급변했다. 평소 남처럼 지내던 의붓여동생이 갑자기 자신도 법적 상속인이라며 아버지의 재산을 세 명이 균등하게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A씨 아버지가 남긴 재산은 시가 6억원 상당의 아파트와 예금 1억원이었다. 다만 은행 대출 2억원가량의 채무도 남아있었다.
새어머니는 "생전 마지막까지 간병을 도맡아 한 만큼 아파트는 당연히 내 몫"이라는 입장이다. 사망보험금 역시 새어머니가 수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생전 아버지와 각별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재산 문제로 갈등을 빚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재혼 가정의 상속 기준에 대해 궁금증을 나타냈다.
A씨는 특히 "새어머니의 딸에게도 아버지 재산에 대한 법적 상속권이 있는지, 새어머니가 받은 사망보험금이 상속 재산에 포함되는지 명확히 알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 임형창 변호사는 재혼 배우자의 자녀라 해도 정식 입양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법정 상속인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오랜 기간 한 가정에서 생활하고 가족처럼 지냈더라도, 아버지가 그 딸을 법적으로 입양해 부녀관계가 성립된 게 아니라면 직계비속으로서 상속인 지위를 갖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언이나 증여 등 특별한 법적 조치가 없는 한, 단순히 재혼 배우자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는 법정상속분을 요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임 변호사는 "이 사안에서 법정상속인은 A씨와 새어머니 두 사람뿐"이라며 "상속 비율은 자녀와 배우자가 1 대 1.5로 산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에게 아파트와 예금 외에 약 2억원의 대출 채무가 있다면 이 부채 역시 상속 대상에 포함된다"며 "상속 재산 처분 전에 자산과 부채를 면밀히 조사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새어머니가 받은 사망보험금과 관련해서는 "보험금 수익자를 새어머니로 지정했다면, 해당 보험금은 아버지의 상속재산이 아니라 보험계약에 근거해 새어머니 본인이 직접 취득하는 금액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