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방산기업 에지(EDGE)그룹과 UAE 통합대공망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천궁-II를 비롯한 개별 무기체계 공급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장·중·단거리 방공체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다계층 방공망' 구축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에지그룹 본사에서 UAE 통합대공망 구축 사업에 대한 주요조건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양사 대표와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합의서에는 UAE 통합대공망 구축을 위한 무기체계 도입 방향과 단계별 검토 내용이 담겼다. 양사는 앞으로 한국과 UAE 정부 간 방산 협력 방향에 맞춰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지 생산과 사업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 승인과 협의 절차를 거쳐 UAE 현지 합작법인(JV) 설립 가능성을 살피고, 방산 제품의 현지 생산과 유지·보수 역량을 높이는 현지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합의가 주목되는 이유는 한화의 중동 사업이 '무기 판매'에서 '방공체계 구축'으로 확대된다는 점이다.
한화는 그동안 중동에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II 사업에 참여해왔다. 한화시스템이 다기능레이다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대와 발사관·탄 구성품 등을 맡았다. 관련 체계는 2022년 UAE를 시작으로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2025년 이라크까지 공급 범위를 넓혔다.
한화는 이 과정에서 확보한 중동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UAE에서 보다 넓은 범위의 방공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구상은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방어 수단을 층층이 배치하는 방식이다. 장·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를 중심으로 대드론체계(C-UAS)와 단거리 방공체계를 연계하고, 천무 다연장로켓 등 지상 무기체계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개별 무기체계를 각각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탐지와 요격, 지상 무기체계를 하나의 방어 구조 안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UAE는 향후 중동은 물론 제3국 시장으로 사업을 넓히기 위한 거점 역할도 맡는다. UAE가 보유한 방산 산업 기반에 한화의 레이다·방공·지상 무기체계 기술을 결합해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해외 공동 사업 기회까지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현지 생산과 유지·보수 체계 구축이 현실화하면 한화와 UAE의 관계도 완제품 공급 중심에서 공동 생산·운영을 포함한 장기 산업협력 형태로 넓어질 수 있다.
양기원 한화시스템 대표는 "이번 주요조건합의서 서명은 한화와 에지가 단발성 무기체계 공급 관계를 넘어 통합대공망 기술과 산업을 공유하는 '전략적이고 동반자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는 전환점"이라며 "기술협력과 현지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UAE의 방산산업 기반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하마드 알 마라르 에지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협력은 개별 무기체계 도입을 넘어 UAE의 자립적인 방산 역량과 현지 산업 기반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에지 그룹은 한화와 함께 지속 가능한 산업협력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