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재정 부족을 이유로 이달 말 산후조리비 지원을 중단하면서 도내 각 시·군이 자체 예산으로 사업 존속을 검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간 경기도와 시·군은 출산 가정에 50만 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원하는 산후조리비 사업 예산을 각각 절반씩 부담했다.
그러나 추미애 도지사는 최근 9개월 치 예산만 편성된 상황에서 재정난으로 남은 3개월 치 예산을 확보할 수 없다며 이달 말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
17일 SBS 보도에 따르면 시·군들은 출산 가정의 거센 항의에 직면하자 독자적으로 예산을 마련해 사업을 이어가는 방안을 찾고 있다.
화성시는 올해 4분기(10∼12월) 출산 가정의 산후조리비를 시 예산으로 전액 부담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시는 올해 4분기 산후조리비 지원 예산을 내년 본예산에 반영해 편성한 뒤, 내년 초 해당 가정에 소급 지원하는 방식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화성시는 관내 출생아가 올해 1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4분기 지원 예산은 약 15억 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 방안은 연말 시의회 본예산 심의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화성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출산 가정에 지원이 더 많아지는데 올해 4분기 출산 가정은 그런 혜택을 포함해 산후조리비 50만 원까지 못 받게 된다"며 "형평성을 고려해 4분기 출산가정에도 산후조리비 지원이 이뤄지도록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흥시와 의왕시, 성남시는 기존에 도 주관 산후조리비 사업과 별개로 시 자체 예산으로 산후조리비 5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계속 유지해 시민들의 복지 체감도 하락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시흥시와 의왕시는 관내 거주 출산 가정에 50만 원을, 성남시는 중위소득 80% 이하 출산 가정에 50만 원을 각각 지원하고 있다.
평택시는 내년부터 자체 예산으로 산후조리비를 지원하기 위해 '평택시 산후조리비 지원 조례안' 제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원래 도 지원금에 시가 10만 원을 추가 지원하는 구조였으나, 도 사업이 종료되면서 시 지원 규모는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광주시도 현재 입법 예고 중인 '임신출산 지원확대 조례안'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시 거주 출산 가정에 1인당 50만 원의 산후조리비를 지급한다.
그러나 평택시와 광주시 모두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올해 4분기 출산 가정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경기도가 산후조리비뿐만 아니라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지원사업(산모도우미), 난임시술중단의료비지원, 경기도난자동결시술비원 등 4가지 모자보건사업을 중단하거나 예산 분담 비율을 3대 7로 조정해 시군 입장에선 예산 부담이 너무 커졌다"며 "각 시군 보건소로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쇄도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회계연도 내에 갑자기 지원 예산이 끊기는 상황이라 10∼12월 출산가정에 대한 구제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연말에 단기간 예산을 수립해 지원해주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