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청 소속 공무원이 직장 후배 여성의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와 인공지능으로 합성한 뒤 SNS에 게시한 사건에서 법원이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남민영 판사는 이날 오후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편집·반포등)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모(53)씨에게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에 벌금 500만원, 명예훼손 혐의에 벌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벌금 미납 시 10만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 유치를 명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벌금 상당액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이씨가 공무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재판부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벌금형을 분리해 선고했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명예훼손 혐의는 받아들였지만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는 부인했다. 허위 영상물을 만들고 올린 사실은 인정하지만 해당 영상물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대상이 아니며 그런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남 판사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가 나체나 속옷 차림, 신체 노출로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몸이 밀착돼 엉덩이·허벅지·가슴 등의 굴곡이 드러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신체 부위나 노출 정도에 따라 일괄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편집·가공 정도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 판사는 "영상물 제작 경위와 피고인·피해자의 관계, 피해자가 단둘이 있는 실내 공간에서 뒤에서 끌어안기거나 어깨에 손을 얹은 자세로 표현된 점, 피해자가 심각한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낀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허위 영상물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의사에 반해 이런 형태로 사진을 편집·합성·가공해 게시했고 그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며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봤다.
남 판사는 양형 이유로 "범행 내용과 방법에 비춰 피해자가 입은 피해를 고려하면 죄질이 무겁다"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는 지난해 11월 같은 과에서 근무하던 여직원이 직장 상사인 자신과 연인관계인 것처럼 가짜 사진을 만들어 카카오톡 프로필에 게시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이씨는 공무원 전산시스템을 통해 피해자의 사진을 가져온 뒤 사진 편집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해 피해자가 자신을 껴안고 있는 가짜 사진을 만들었다. 해당 사진은 네 차례에 걸쳐 게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7월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10개월과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5년간의 취업제한을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