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500여 마리만 생존한 것으로 파악되는 멸종위기동물 넓적부리도요가 경북 포항시 남구 청림해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전국의 생태사진작가들이 현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생태사진가 조중래 씨가 2022년 9월 7일 포항 청림해안 백사장에서 넓적부리도요를 최초로 발견했다. 이 희귀종은 이후 전북 고창 갯벌에서도 관찰됐으며, 지난 8월 말부터 다시 포항 청림해안에서 여러 사진작가들에 의해 연이어 포착됐다.
한국물새네트워크의 이기섭 박사는 12일 "넓적부리도요는 러시아 동북부 툰드라 지역에 서식하며, 태국 등 동남아 지역으로 월동하러 가는 이동 경로상 우리나라에 잠시 머물면서 체력을 보충한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툰드라 지역은 6월부터 8월까지만 온화한 기후를 보이다가 이후 급격히 기온이 떨어진다. 넓적부리도요는 혹한이 찾아오기 전 이 시기를 이용해 월동지로 향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넓적부리도요는 다른 도요새들과 달리 무리를 짓지 않고, 체구가 비슷한 도요새 집단에 섞여서 이동하는 습성을 지녔다"고 전했다.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한 넓적부리도요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급(CR)'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국내에는 봄철과 가을철에만 짧게 기착하는 '나그네새'로, 관찰 기회가 극히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