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도소의 수용률이 145%를 기록했다. 호남권에 미결수용자를 전담하는 구치소가 따로 존재하지 않다보니, 광주교도소의 과밀수용이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12일 뉴스1이 보도한 박경선 광주교도소장과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광주교도소의 현재 수용인원은 2200~2300명 수준으로 수용률이 약 145%에 달한다. 이는 서울구치소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과밀도다.
정원 5명인 수용거실에 11~12명이 함께 생활하는 경우도 있다. 독거실을 제외한 대부분의 거실이 정원의 2배가 넘는 인원을 수용하는 실정이다.
광주교도소는 형이 확정된 기결수용자를 수용하는 교도소 기능과 재판 중인 미결수용자를 수용하는 구치소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최근 미결수용자는 1000명을 넘어서며 전체 수용자의 약 45%를 차지했다. 미결수용자는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재판 준비와 변호인 조력, 외부 소통 등 사법적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
기결수용자는 학과·인성교육과 가족관계 회복, 심리치료, 직업훈련 등을 통해 재범 방지와 사회 복귀를 준비해야 한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두 기능이 한 시설에 혼재되면서 어느 쪽에도 충분한 인력과 공간을 투입하기 어렵다.
기결수용자의 교육·교화를 담당하는 직원이 미결수용자의 재판 출정을 지원하는 일도 발생한다. 박 소장은 "전문적인 심리치료나 교육·교화, 직업훈련에 투입돼야 할 직원들이 출정 지원을 나가기도 한다"며 "전문성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제한이 생기고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출정 업무는 수용자의 도주나 사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민감한 업무다. 본래 업무를 담당하면서 시간을 쪼개 출정 업무까지 수행하는 직원들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광주교도소에는 정복 교정공무원 506명을 비롯해 대체복무요원과 공무직, 방호원, 조리원 등이 근무한다. 과밀수용에 따른 수용관리의 어려움과 수용자에 의한 직원 폭행 등이 교정공무원의 정신건강과 근무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다.
수용자 가족과 지인들의 불편도 상당하다. 광주교도소 접견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예약이 어렵기로 알려져 있다. 예약이 열리자마자 신청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오픈런',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온다.
박 소장은 접견난의 주요 원인으로 미결수용자 비중을 꼽았다.
미결수용자는 가족이나 지인 등과 하루 한 차례 접견할 수 있지만, 1000명이 넘는 미결수와 기결수가 한정된 시간과 접견 공간을 함께 사용하면서 실제 접견 기회를 확보하기 어렵다.
박 소장은 "기결수용자만 있다면 접견 예약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며 "미결수용자가 45%를 차지하다 보니 미결수도 하루 한 번의 접견이 어렵고 기결수도 예약이 어려워 민원인과 수용자 모두 불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호인 접견도 문제다. 미결수용자의 경우 변호인과 횟수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충분히 소통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렵다.
교정당국은 해법으로 미결수용자를 전담할 광주구치소 신축을 제시한다. 호남권에는 현재 교도소 9곳이 있지만 미결수용자를 전담하는 구치소는 한 곳도 없다. 전국 54개 교정기관 가운데 구치소 12곳과 구치지소 3곳이 수도권과 영남·충청권 등에 분포해 있지만 호남권은 전무하다.
미결수용자 1000여명이 별도의 구치소로 분리될 경우 광주교도소 수용률이 현재 145%에서 100~110%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소장은 "미결수 처우에 집중됐던 인력과 공간을 기결수용자의 교육·교화, 치료·재활, 직업훈련 등에 집중할 수 있다"며 "교도소의 본래 기능이 강화되면 재범을 줄이고 지역 주민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