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0일(일)

명품 비중 45%·식품관 6000평...신세계백화점 강남, 11월 '매출 4조점' 눈앞

같은 명품 브랜드 몇 번씩 만나는 강남점...올 1분기 명품 비중 45.4%

면세점 자리까지 백화점으로...1조원 늘리는 시간 9년→4년→3년


요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같은 명품 브랜드를 몇 번씩 만난다. 에르메스가 4개, 루이비통이 3개, 샤넬이 4개다. 남성·여성 부티크부터 뷰티, 슈즈, 주얼리, 키즈까지 매장을 따로 냈다. 지하 풍경도 크게 바뀌었다. 면세점이 빠진 공간까지 백화점 영업면적으로 돌리면서 6000평 규모의 식품관이 생겼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 사진=신세계백화점


몇 년 사이 강남점은 꽤 다른 백화점이 됐다. 매장만 달라진 게 아니다. 거래액에 1조원을 더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아졌다.


1조원에서 2조원까지는 9년이 걸렸다. 2조원에서 3조원은 4년이었다. 올해 4조원을 넘으면 이번에는 3년이다.


신세계는 현재 매출 추이가 하반기에도 유지되면 오는 11월 말 강남점의 올해 누적 거래액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로는 처음이다.


신세계가 최근 3년간 돈을 쓴 곳은 명품과 식품이었다. 명품 매장에서는 한 사람이 한 번에 쓰는 금액이 커졌다. 새 식품관에는 전에 없던 고객이 들어왔고, 찾는 횟수도 늘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한 해 누적 거래액 3조원을 넘어선 시점도 매년 당겨졌다. 2023년에는 12월이었지만 2024년에는 11월 말, 지난해에는 11월 초였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백화점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14% 늘었다. 강남점은 이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명품 매장 100여개...올 1분기 매출 비중 45.4%


강남점에는 명품 매장 100여개가 들어서 있다.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 가운데 가장 많다. 구찌 매장은 6개, 디올은 4개다.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샤넬 매장만 합쳐도 11개다.


100여개는 브랜드 수가 아니라 매장 수다. 같은 브랜드라도 남성·여성 부티크, 뷰티, 슈즈, 주얼리, 키즈로 나눠 놓았다. 명품 브랜드 하나가 매장 하나에 머물던 방식과는 다르다.


2024년에는 2100평 규모의 남성 명품 전문관을 완성했다. 국내 백화점 남성 명품관 가운데 가장 크다. 럭셔리 시계 브랜드 오데마피게의 국내 유일 매장도 강남점에 있다. 불가리·티파니·까르띠에·반클리프 아펠 등 주요 주얼리 브랜드도 들어왔다.


명품 매출 비중은 지난해 약 40%였다. 올해 1분기에는 45.4%까지 높아졌다. 강남점에서 결제된 금액의 절반 가까이가 명품에서 나왔다. 명품관이 커지는 사이 지하에서는 면세점이 빠졌다. 신세계는 그 자리를 다시 백화점에 돌렸다.


면세점 자리 6000평 식품관으로...최근 5년 최대 리뉴얼


신세계백화점 본점 / 인사이트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2024년 2월 선보인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였다. 같은 해 6월 '하우스오브신세계'가 뒤를 이었다. 2025년 2월에는 '신세계마켓', 8월에는 델리전문관이 차례로 들어섰다.


2년 동안 넓힌 식품관은 약 6000평이다. 국내 백화점 식품관 가운데 가장 크다. 신세계는 투자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5년간 강남점에서 벌인 리뉴얼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들였다고 밝혔다.


명품만 잘 팔린 것도 아니다. 올해 상반기 식품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이상 늘었다. 디저트·식음료(F&B) 매출은 31% 넘게 증가했다. 


4조원이 가까워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해러즈와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도 비교표에 들어왔다. 해러즈그룹은 올해 1월 말 끝난 회계연도에 약 24억파운드의 총거래액(GTV)을 기록했다. 이세탄 신주쿠점의 올해 3월 결산 기준 총액매출은 4249억7100만엔이었다.


9월 초 환율로 단순 환산하면 해러즈는 약 4조4000억원, 이세탄 신주쿠점은 약 3조7000억원이다. 금액만 놓고 보면 강남점의 4조원은 두 곳 사이에 들어간다.


물론 같은 기준으로 줄을 세울 수는 없다. 해러즈는 그룹 전체 GTV이고 이세탄 신주쿠점은 단일 점포 총액매출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고객 영수증을 더한 거래액을 쓴다. 신세계는 집계 범위가 달라 직접적인 순위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남점의 지난해(2025년) 거래액은 3조6717억원으로 전년(2024년)보다 10.4% 늘었다. 최근 결산에서 해러즈그룹의 GTV 증가율은 1.4%, 이세탄 신주쿠점의 총액매출 증가율은 0.9%였다. 회계기간과 집계 방식이 달라 성장률 역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3년간 강남점의 성장을 만든 가장 큰 동력은 명품과 식품이라는 백화점 핵심 장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라며 "명품으로 객단가와 VIP 기반을 높이고 식품으로 방문 빈도와 신규 고객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강남점의 공사는 6000평 식품관에서 끝나지 않는다. 4조원 이후에는 반포개발 프로젝트가 남아 있다. 이 관계자는 "반포개발 프로젝트를 포함한 마스터플랜을 완수해 글로벌 No.1 백화점의 위상을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개발 범위와 완공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