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월)

'파주 카페 냉동창고' 사망 60대 여성, 가족과 나눈 마지막 말

경기 파주시의 한 대형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는 가족에게 "큰돈 때문에 다녀온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실이 9일 경찰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피해자 가족은 지난 4일 오전 0시 6분쯤 경찰에 "큰돈 때문에 일이 있어 해결하러 간다고 나가셨다가 연락이 두절됐다"고 신고했다. 앞서 3일 오후 5시쯤 서울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행방을 추적하던 중이었다.


파주경찰서에 의하면 4일 오후 2시 20분쯤 파주 문산읍의 한 카페 냉동 컨테이너에서 60대 여성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은 카페 운영자인 30대 B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구속했다. B씨는 평소 카페를 운영하면서 상품권 매매로 차익을 남기는 사업도 병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가 보유한 상품권을 제3자에게 판매하는 거래에서 상품권의 진위를 확인하는 '중간 역할'을 맡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카페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백화점 상품권 거래를 위해 3일 처음 만난 사이였다.


카페의 폐쇄회로(CC)TV에는 피해자가 B씨와 함께 냉동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간 뒤 B씨만 혼자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냉동 컨테이너 내부에서는 위조로 추정되는 상품권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상품권은 액면가 기준 약 5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냉동 컨테이너는 범행을 위해 사전에 준비한 공간으로 파악됐다. B씨는 최근 조사에서 '위조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냉동창고를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영하의 추운 환경에서는 장시간 머물며 상품권의 위조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주경찰서 / 홈페이지 캡처


경찰은 A씨가 상품권 위조 사실을 눈치채자 B씨가 냉동 컨테이너에 가둬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범행 수주 전까지만 해도 해당 카페에 냉동 컨테이너가 없었다는 주변 증언을 토대로 B씨가 의도적으로 설치했는지 확인 중이다.


냉동 컨테이너의 설정 온도는 영하 25도였으며, 실제 내부 온도는 영하 18도 안팎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상품권의 위조 여부를 감정하는 한편 제작·유통 경로와 거래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다만 상품권 위조 여부의 최종 판단에는 추가적인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3일 A씨를 승용차에 태워 B씨에게 데려다준 남성 C씨에 대해서도 공범 여부를 수사 중이다.


C씨는 B씨와 만난 A씨가 한동안 돌아오지 않자 A씨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상품권 브로커로 알려졌으며 A씨와는 가족 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현재 피유인자 살해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파주경찰서는 형사과 3개 강력팀 등 17명으로 수사팀을 구성해 범행 동기와 상품권 관련 사기 혐의,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관련 내용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공범 관계 등에 대한 추측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