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이재용 회장, 佛 미스트랄에 베팅...삼성 반도체에 'AI 두뇌' 심는다

미스트랄 시리즈D 리드 투자자로 지분 확보반도체 설계·공정에 전용 AI...투자액·지분율은 비공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4월 아르튀르 멘슈 미스트랄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지 5개월 만에 삼성전자가 이 회사의 30억유로(한화 약 4조7000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를 이끌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이 회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당일, 양사의 투자와 반도체 AI 협력이 양국 간 AI 협력 사례로 제시됐다.


삼성전자와 미스트랄AI에 따르면 이번 시리즈D는 삼성전자가 주도했다. EQT가 운용하는 스케일업 유럽 펀드와 기존 투자자인 PSG에퀴티가 공동 주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애드벤트와 블랙록이 운용하는 펀드, 룩셈부르크 대공국은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ASML과 엔비디아, 세일즈포스벤처스, 인덱스벤처스 등 기존 투자자도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


왼쪽부터 이종명 삼성전자 부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마크롱 대통령, 아르퇴르 망슈 미스트랄AI CEO / 뉴스1


미스트랄AI의 투자 후 기업가치는 210억유로(약 33조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9월 시리즈C 당시 117억유로와 비교하면 1년 만에 79% 넘게 높아졌다. 미스트랄AI는 유럽 기술기업이 유치한 지분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미스트랄AI의 전략적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 7월 협상 단계에서는 투자액이 약 10억유로에 이를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당시에도 협상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가 붙었다. 삼성전자는 최종 투자액과 확보 지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4월 이재용 회동, 5개월 뒤 지분투자·반도체 AI 협력


양사의 접촉은 지난 4월 본격화됐다. 멘슈 CEO를 비롯한 미스트랄AI 경영진은 4월 2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찾아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 등을 만나 AI 반도체 공급망과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


멘슈 CEO는 이튿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 환영 오찬에서 이 회장과 대화를 나눴다. 삼성전자는 이후 투자 협상을 거쳐 이번 시리즈D의 리드 투자자로 올라섰다. 삼성 측은 2024년에도 벤처투자 조직을 통해 미스트랄AI에 투자한 바 있다.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미스트랄AI의 기술을 직접 적용하는 계약과 함께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대형언어모델(LLM) '미스트랄 라지'를 포함한 미스트랄AI의 서비스를 반도체 사업 전반에 도입한다.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맞춘 온프레미스 AI 모델도 공동 개발한다.


온프레미스 방식은 반도체 기술과 공정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삼성전자 내부 인프라에서 처리한다. 삼성전자는 불량 검출과 장비 최적화에 맞춤형 AI 모델을 투입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제조 정밀도와 수율 안정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미스트랄AI는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출신 연구진이 2023년 파리에서 설립했다. 기업이 모델을 직접 내려받아 수정·운영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을 앞세워 에어버스와 ASML, HSBC 등 125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양사가 이번에 공개한 사업 범위는 미스트랄AI 모델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적용하는 내용이다. 미스트랄AI의 데이터센터에 삼성전자 메모리를 공급하거나 맞춤형 AI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계약은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