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소년이 학비를 낼 수 없어 학교를 그만두고 중국집 배달부가 됐다. 그는 배달 중 "누가 여기서 돈을 제일 많이 버느냐"고 물었고, "주방장"이라는 답을 듣자마자 주방으로 향했다.
22살에 대사관 최연소 주방장이 됐고, 일본에서 번 돈으로 한국에 집을 샀다. 요리 하나로 이뤄낸 자수성가의 끝판왕, 이연복 셰프의 이야기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 '오늘을 버틴 노래-플레이리스트 109' 8회에서 이연복 셰프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 여정을 공개했다.
이연복은 가정형편 때문에 어린 시절 소풍 한 번 가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님이 창경궁에 데리고 가서 딱 한 번 가봤다. 동물이 있고 놀이기구가 있었다. 어릴 때 거기 간 게 그렇게 좋았다"며 13살부터 요리 일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명동 화교학교를 다녔던 이연복은 등록금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3남 2녀의 자녀를 둔 부모가 비싼 등록금을 감당하기 어려웠고, 등록금을 내지 못한 학생은 수업 시간에 일어서서 수업을 들어야 했다. 그는 "이럴 바엔 학교를 다니지 말자. 학교 간다고 나와서 남산에 올라가서 하루종일 있다가 학교 끝날 시간에 집에 가고 그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그는 중국집 배달 일을 시작했다. 무거운 나무통을 들고 배달하며 월급 3천원을 받았던 이연복은 "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며 배달 중에 누가 이 집에서 가장 많이 버는지 물었다. "당연히 주방장이지"라는 대답을 듣고 주방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 노력했고, 결국 주방에서 설거지부터 시작해 요리 일을 배울 수 있었다.
어린 나이부터 주방에서 실력을 쌓은 이연복은 22살에 대만 대사관 주방장이 됐다. 그는 "지금은 음식을 배울 때가 많다. 요리책도 많고 유튜브도 잘 돼 있다. 우리 때는 주방장이 되는 게 빨라도 40대였다"며 자신이 최연소 대사관 주방장이었다고 밝혔다. 최종면접에서 3명이 요리 테스트를 받았는데 동파육을 만들어 합격점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사관 주방장 시절 실수도 있었다. 이연복은 "나이트클럽에 가서 새벽 4시까지 놀고 깜빡 잠들어서 늦게 출근해서 대사 아침밥을 굶겼다. 네가 뭔데 밥을 굶겼냐. 혼났다. 무조건 죄송합니다 그랬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12년 동안 3명의 대사를 모셨다.
대사관에서 일하던 중 요리에 대한 한계를 느낀 이연복은 심한 축농증 수술 후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됐다. "지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계속 못 맡았다. 직업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는데 일본에서 일하는 친구가 너 실력이면 10배는 벌어"라는 말에 새로운 세상의 요리를 보고 싶어 일본행을 결심했다.
하지만 일본으로 가는 일정이 틀어지면서 알아놨던 일자리가 없어져 오사카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어느 날 조리장이 무단결근하자 이연복이 빈자리를 채웠고, 그의 빠른 손놀림과 실력이 사장의 눈에 띄었다. 이연복은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빠르다. 그 친구가 1그릇 빼는 속도에 난 3그릇 뺀다. 사장이 보고 깜짝 놀랐다. 걔 자르고 네가 있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대사관 월급이 68만원이었던 그는 일본에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한국에 와서 집을 샀다.
이연복의 자수성가 스토리를 들은 딘딘은 "요리로 자수성가 끝판왕"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