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0일(일)

메시 국대 은퇴 후폭풍... 사령탑 거취까지 흔들리며 초비상 걸린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가 21년간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생활을 마감했다.


지난 1일 메시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손으로 직접 쓴 편지 세 장을 게재하며 대표팀 은퇴를 공식화했다. 메시가 공개한 편지는 지난 7월 21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에서 스페인에 패한 지 이틀 뒤 작성된 것이다.


메시는 편지에서 "결승전 이후 많은 생각을 했다. 마음이 아픈 결정이지만 이제 국가대표팀에서 물러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르헨티나를 위해 항상 싸웠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국민에게 기쁨을 주고 축구를 통해 아르헨티나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리오넬 메시 / GettyimagesKorea


2005년 8월 헝가리와의 친선 경기에서 18세 1개월 24일 나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메시는 21년간 207경기에 나서 125골 68도움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역대 최다 출전과 최다 득점 기록을 동시에 보유한 선수다.


메시는 2006 독일 월드컵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여섯 차례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월드컵 통산 34경기 21골 12도움을 남겼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드디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메시는 2021 코파 아메리카 우승으로 대표팀 무관 행진을 끝냈고, 2022 카타르 월드컵과 2024 코파 아메리카까지 메이저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마지막 도전이었던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으나 스페인에 패하며 준우승으로 대표팀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리오넬 메시 / GettyimagesKorea


메시는 "힘이 거의 남지 않았다. 한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더 이상 바칠 것이 없다. 내 뒤에는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 뛰어난 후배들이 올라오고 있다"며 후배들에게 대표팀을 넘긴다는 뜻을 전했다.


메시가 벗은 등번호 10번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디에고 마라도나를 거쳐 메시에게 이어진 아르헨티나 10번은 등번호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클라우디오 타피아 아르헨티나축구협회장은 2024년 스페인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메시가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하면 10번을 영구 결번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9월 협회 집행위원회 만장일치로 마라도나의 10번을 영구 결번하기로 결정했으나 FIFA가 월드컵 출전 선수들이 1번부터 23번까지 연속된 등번호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제시하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아리엘 오르테가가 10번을 달았다.


니코 파스 / GettyimagesKorea


영구 결번이 불가능할 경우 새 주인을 정해야 한다. 아르헨티나 '올레'는 니코 파스(코모), 프랑코 마스탄투오노(피오렌티나), 티아고 알마다(리버 플라테),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리버풀), 엔소 페르난데스(첼시), 훌리안 알바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후보로 제시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2004년생 공격형 미드필더 파스다. 올레는 파스를 두고 "단순히 등번호뿐 아니라 플레이 스타일에서도 메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코모에서 10번을 착용한 파스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왼쪽 정강이뼈 골절상을 당했다. 아르헨티나 코칭스태프는 파스의 회복을 끝까지 기다린 뒤 최종 엔트리에 포함했다. 파스는 월드컵에서 두 경기에 출전해 메시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함께했다.


마스탄투오노는 지난해 9월 에콰도르와의 월드컵 예선에서 메시가 결장하자 10번을 입은 경험이 있다.


맥 앨리스터/ GettyimagesKorea


맥 앨리스터도 포지션과 경기 운영 방식에서 10번에 어울리는 후보로 거론된다. 현재 소속팀 리버풀에서도 10번을 달고 있다.


메시의 은퇴는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과 올해 북중미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스칼로니 감독은 대회를 마친 뒤 우선 올해 12월까지 대표팀을 이끌겠다는 입장만 표명했다.


측근들은 스칼로니 감독이 이미 메시 이후를 준비해 세대교체를 진행해왔으며 계약 조건만 맞으면 대표팀에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한 명의 선수를 넘어 아르헨티나 축구 자체를 상징했던 메시의 공백은 스칼로니 감독의 결정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올레는 "메시의 은퇴는 스칼로니 체제의 미래를 둘러싼 새로운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대표팀은 레오 메시를 잃었지만 또 다른 레오인 스칼로니까지 잃을 여유는 없다"고 전했다.


GettyimagesKorea


메시를 향한 찬사도 이어졌다.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복귀한 조세 무리뉴 감독은 "엄청나고 잊을 수 없는 국가대표 경력을 축하한다. 다음 코파 아메리카와 월드컵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메시에게 박수를 보냈다.


대표팀 동료 로드리고 데 폴은 "아르헨티나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과 절대 포기하지 않는 투쟁, 모든 선수를 품은 리더십을 기억한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해줘서 고맙다. 당신은 역대 최고의 선수이며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메시는 이제 관중석에서 아르헨티나를 응원한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보내준 사랑에 감사한다. 팬들의 응원을 마음속에서 듣던 순간이 그리울 것"이라며 "앞으로는 나도 한 명의 팬으로서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대표팀을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