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를 받던 구직자가 매달 받는 돈은 줄지만 지급 기간은 늘어나는 방식으로 실업급여 제도가 전면 개편된다.
지난 1일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위원회를 열고 실업급여 산정과 지급 방식, 고용보험 가입 기준을 전면 바꾸는 '고용보험 제도 개편 방안'을 심의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주 6일 근무 시대 방식을 주 5일 근무에 맞춰 현대화하고, 기금 재정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개편안의 핵심은 주당 실업급여 지급일을 7일에서 6일로 줄이는 것이다. 정부는 1995년 실업급여 제도 도입 당시에는 주 6일 근무가 일반적이었지만 2004년부터 주 5일제가 시행된 만큼, 실업급여 산정 방식을 일반 근로자의 임금 산정 방식과 맞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급일을 6일로 정한 것은 1일치 유급주휴일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하한액 기준 월 실업급여는 198만원에서 약 176만원으로 줄어든다. 대신 총 수급 기간은 늘어난다.
지급액 총액을 동일하게 유지하되 나눠 받는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지급일이 150일인 최저임금 근로자는 올해 5개월간 월 198만원씩 총 990만원을 받지만, 내년부터는 같은 990만원을 월 176만원씩 5.8개월에 걸쳐 받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넓히고 재취업 동기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업급여 산정 기준도 바뀐다. 기존에는 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했지만, 앞으로는 1년 평균 월 보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직장을 그만두기 직전 수당을 최대한 늘려 실업급여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실업급여 상한액과 하한액 간 격차도 조정된다. 상한액을 하한액의 103% 수준으로 연동해 최소 3% 이상 차이가 나도록 했다. 현재는 정부가 상한액을 일정액 기준으로 정하고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로 연동하다 보니,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 하한액과 상한액이 역전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조기 재취업수당 지급 기준은 강화된다. 조기 재취업수당은 실업급여 수급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 재취업해 12개월 이상 근무하면 남은 실업급여의 절반을 지급하는 제도다.
현재는 월 소득 574만원 이상인 재취업자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내년부터는 기준을 월 300만원 이상으로 강화한다. 조기 재취업수당 없이도 충분히 재취업이 가능한 일시적 실업자에게까지 수당을 주는 사중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고용보험료율도 오른다. 근로자가 매월 부담하는 고용보험료율은 0.9%에서 1.0%로 인상된다. 월 급여 300만원인 근로자의 경우 연간 보험료 부담이 3만6000원 늘어나는 셈이다.
고용보험 기금은 지출 목적별로 계정을 분리한다. 2028년부터 고용보험 기금에 '일가정 양립 계정'을 새로 개설해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 관련 지출을 이 계정으로 옮긴다. 출산전후휴가급여처럼 사업주에게 지급 의무가 있는 항목은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계정으로 넘긴다.
정부는 모성보호 제도에 대한 재정 지원도 확대한다. 내년 일반 회계 전입금은 9000억원으로 올해 6000억원보다 50% 늘린다. 늘어난 고용보험료 수입 일부는 일가정 양립 계정으로 이전한다.
정부가 고용보험을 전면 개편한 배경에는 악화되는 기금 재정이 있다. 2025년 실업급여 계정은 약 15조7000억원을 수입으로 거뒀지만 17조4000억원을 지출해 약 1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립금 1조8000억원이 남아 있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차입한 7조7000억원을 고려하면 실질 적립금은 6조원 적자다. 특히 저출생 대책으로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급여 지출이 2022년 2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300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 기준도 바뀐다. 현재 월 60시간 이상 근로를 기준으로 하던 것을 월 보수 80만원 이상으로 바꿔 근로시간 중심에서 소득 중심으로 전환한다. 정부는 연내 관련 법률과 하위 법령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