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월)

주총·외부평가 없이...SNT모티브, 300억 로봇 자회사 5개월 만에 흡수

이사회 결의로 합병 승인 갈음...외부평가·신주 발행·주식매수청구권 없어

지난해 300억에 홀딩스로 넘긴 뒤 300억4800만원에 재취득


SNT모티브가 주주총회를 열지 않고 올해 3월 SNT홀딩스에 300억4800만원을 지급해 되사온 SNT로보틱스를 흡수합병한다. 합병비율에 대한 외부기관 평가를 받지 않고 신주도 발행하지 않는다. 반대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말 300억원에 SNT홀딩스로 넘긴 회사를 약 3개월 만에 300억4800만원을 주고 재취득한 뒤 불과 5개월 만에 법인을 없애는 결정이다. 지난해 7월 설립된 SNT로보틱스는 예정대로라면 설립 16개월 만인 오는 11월 소멸한다.


SNT모티브 국내사업장 / 사진제공=SNT모티브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NT모티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분 100%를 보유한 SNT로보틱스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SNT모티브가 존속하고 SNT로보틱스는 소멸한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3일이다.


이번 합병은 100% 자회사를 1대0 비율로 흡수하는 소규모합병이다.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10월 1일 이사회 결의로 갈음한다. 합병 신주와 합병교부금이 없어 기존 주주의 지분율도 달라지지 않는다.


SNT모티브 주주는 오는 16일부터 30일까지 합병 반대 의사를 낼 수 있다. 발행주식 총수의 20% 이상이 반대하면 소규모합병 방식으로 진행할 수 없지만, 반대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은 부여되지 않는다. SNT모티브 최대주주는 지분 45.12%를 보유한 SNT홀딩스다.


300억에 넘겼다가 300억4800만원에 재취득


SNT로보틱스는 지난해 7월 1일 자본금 300억원으로 설립됐다. 설립 당시 SNT홀딩스와 SNT모티브가 각각 150억원을 출자해 지분을 절반씩 보유했다.


이후 SNT홀딩스가 보유 지분을 SNT모티브에 넘기면서 로보틱스는 모티브의 100% 자회사가 됐다. 하지만 SNT모티브는 지난해 4분기 로보틱스 지분 전량을 SNT홀딩스에 300억원에 매각했다.


지분은 올해 3월 다시 SNT모티브로 돌아왔다. SNT모티브는 지난 3월 23일 이사회를 열고 SNT홀딩스가 보유한 로보틱스 주식 600만주를 300억4800만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거래는 다음 날 마무리됐다.


SNT모티브가 당시 공시한 취득 목적은 "사업 시너지 및 전략적 적합성 제고"였다. 이번 흡수합병 목적도 "경영 효율성 및 사업 시너지 제고"다. 다만 지난 3월 지분 재취득을 결정할 당시부터 흡수합병을 검토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재취득 당시 로보틱스의 식별 가능한 순자산은 약 304억8800만원으로 취득가격보다 약 4억4000만원 많았다. SNT모티브는 해당 차액을 올해 상반기 연결 기타수익에 염가매수차익으로 반영했다. 이번 합병에서 외부평가를 하지 않는 대상은 1대0으로 정해진 합병비율이며, 지난 3월 지분 취득가격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상반기 매출 2400만원...19명 조직도 모티브로


SNT로보틱스는 아직 매출보다 연구개발과 사업 준비 비용이 큰 단계다. 지난해 매출은 405만원, 영업손실은 약 6억1000만원이었다. 영업외손익에 힘입어 당기순이익 약 4억8800만원을 기록했다.


사진제공=SNT모티브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약 2400만원과 당기순손실 약 10억7500만원을 냈다. 6월 말 기준 자산은 약 296억1500만원, 부채는 약 2억200만원, 자본은 약 294억1300만원이다. 공시된 임직원은 19명이다.


지난해 말 자산 305억3800만원 가운데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은 약 235억1900만원이었다. 전체 자산의 77%가량이다. 로보틱스가 재무적 어려움으로 모회사에 흡수되는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


그룹 내부 거래도 있었다. 지난해 SNT모티브가 로보틱스를 상대로 기록한 "매출 등"은 약 48억9600만원이다. 반대 방향의 "매입 등"은 405만원이었다. 연말 기준 양사 사이에 남은 채권과 채무는 없었지만, 48억9600만원의 구체적인 거래 품목은 이번 합병 공시에 기재되지 않았다.


합병이 끝나면 로보틱스의 자산과 부채, 계약상 권리와 의무는 SNT모티브가 승계한다. 이미 연결 자회사로 편입돼 있어 SNT모티브의 연결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로보틱스가 보유한 인력과 로봇 개발사업을 모티브 내부의 어느 조직으로 편입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공시에는 SNT모티브가 올해 3월 로보틱스를 재취득할 때부터 흡수합병을 계획했는지, 지난해 말 SNT홀딩스로 지분을 넘긴 뒤 약 3개월 만에 다시 사들인 구체적인 배경도 담기지 않았다. 300억원 규모의 지분이 그룹 안에서 이동한 뒤 법인 소멸로 이어지기까지 각 단계의 의사결정 과정은 공시 밖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