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가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과몰입을 막기 위한 법제화에 착수한 가운데, 성인 대다수는 연령별 이용 제한에 찬성하는 반면 청소년 당사자 10명 중 6명은 이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방식을 두고도 성인과 달리 청소년은 일방적인 차단보다 플랫폼 기업의 중독 유발 기능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만 14~58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오늘(1일) 발표한 '청소년의 안전한 소셜미디어 이용 환경 조성에 대한 국민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SNS 이용을 연령 기준으로 규제하는 정책에 전체 응답자의 70.7%가 찬성했다. 성인 응답자는 자녀 유무와 무관하게 약 78%가 찬성표를 던졌으나, 만 14~18세 청소년 응답자는 59.0%가 반대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해결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9.8%가 '플랫폼 기능 및 환경 개선'을 선택해 '이용 제한(40.2%)'보다 높게 집계됐다.
청소년 집단에서는 72.0%가 플랫폼 설계 개선을 요구했다. 접속 자체를 막기보다 체류 시간을 늘리는 알고리즘과 시스템 구조를 먼저 손봐야 한다는 취지다.
조사에서는 플랫폼의 중독 유도 장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확인됐다. 응답자들은 무한 스크롤(95.2%), 맞춤형 추천(94.0%), '좋아요' 등 사회적 반응 확인(91.7%), 자동재생(89.8%)을 체류 시간을 늘리는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응답자의 92.4%는 이 같은 기능 중 최소 한 가지 이상을 청소년 대상 서비스에서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플랫폼 기업의 안전 조치 의무화에 대해서는 청소년 계정의 개인정보 및 공개 범위 보호(94.2%), 유해 콘텐츠 노출 방지(94.0%), 추천 알고리즘 영향 점검(92.4%), 실제 나이 확인(89.8%), 체류 유도 기능 축소(89.4%) 순으로 필요성이 제기됐다.
단순 연령 제한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94.9%는 타인 명의 도용 등 우회 접속 가능성을 지적했고, 90.2%는 규제가 없는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했다. 나이 확인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개인정보 수집을 걱정하는 응답도 76.7%에 달했다.
현재 규제 당국과 국회는 관련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만 14세 미만의 SNS 가입 제한과 14~19세 대상 중독 유도 디자인·추천 알고리즘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도 청소년 가입 및 이용 시간, 알고리즘 규제를 담은 법안들이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