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월)

"누가 누가 가담했나"... 국정원, 12·3 비상계엄 가담자 색출 나서

국정원이 비상계엄 사태에 조직 차원의 가담 여부가 있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대규모 내부 감찰을 시작했다. 계엄 선포 수개월 전부터 관련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는 정황과 함께, 북한 대응을 명분으로 야당 정치인과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감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나온 조치다.


1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은 "12·3 불법 내란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25일부터 전방위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를 공개했다. 국정원 측은 감찰 결과에 따라 연루 직원에 대한 인사 조치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


이번 감찰의 핵심은 윤석열 정부 시절 국정원이 계엄 선포에 사전 대비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있다.


윤건영 의원은 앞서 국정원이 비상계엄 선포 약 3개월 전인 2024년 9월 '계엄 상황 시 대공수사권 행사 가능 여부 검토' 문건을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경찰로 이관된 대공수사권을 계엄 상황에서 국정원이 재행사할 수 있는지를 따진 문서라는 것이다. 국정원은 을지훈련 과정에서 관례적으로 검토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이후에도 국정원이 합참 등에 보낼 인력 선발 작업을 계속 진행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원조사·방첩·감찰 등 여러 부서에서 계엄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검토한 흔적도 포착됐다는 의혹이다. 윤 의원은 이를 근거로 일부 실무자의 단독 행동이 아닌 조직 전체 차원의 준비 작업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6.9.1/뉴스1


국정원 감찰의 또 다른 주요 대상은 '북한 영향력 공작 대응 TF'다. 윤 의원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시절 국정원은 안보조사 담당 등 4개 부서가 참여하는 TF를 꾸렸고, 2024년 1월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게 운영 계획을 보고했다. 이후 '북 대남 영향력 공작 동향' 등의 이름으로 보고서를 만들어 김태효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총 16차례 보고했다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논란의 핵심은 실제 감시 대상에 북한과 직접적 연관이 확인되지 않은 정치인·노동계·종교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이다.


윤 의원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를 비롯해 진성준 민주당 의원 등 약 28명이 보고서에 이름을 올렸다며, 상당수가 당시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던 인사들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북한 영향력 차단'을 구실로 사실상 국내 정치 동향을 파악하고 민간인을 사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정원도 이날 정보위에서 해당 TF와 관련해 "민간인 사찰 등의 걱정과 우려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특별감찰 결과에 따라 인사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