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사건을 처리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내부 전산망 기록을 조작해 수사를 임의로 종결한 경찰관이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해당 경찰관이 방치한 실종자 2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경찰청은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위작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34)을 오늘 검찰에 넘겼다. 부 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실종사건은) 미종결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종결했다"며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접수된 30대 여성 장 모 씨의 실종 신고를 두고 신고자에게 "연락이 닿았다"고 둘러댄 뒤 사건을 임의로 마무리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PASS)에는 장 씨를 '교통사고 사상자'로 허위 기재해 추적 관리 목록에서 삭제했다.
지난달 2일 접수된 60대 남성 박 모 씨의 실종 건 역시 유사한 방식을 썼다. 박 씨의 상태를 전산상 '소재 발견'으로 입력해 처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전산 조작으로 경찰의 추적이 멈춘 사이 실종자들은 참변을 피하지 못했다. 박 씨는 지난달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장 씨는 이틀 뒤인 24일 한림읍 야자수숲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초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던 부 경장은 구속 이후 실종자들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제주경찰청은 프로파일링 분석을 통해 "부 경장이 누적된 업무부담과 책임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에 업무태만적 동기가 주된 배경"이라며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돼 허위종결 범행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부 경장이 실종팀에 근무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종결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 전체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부 경장이 전산망에 등록하지 않거나 임의로 삭제한 실종 사건은 63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