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무장 테러 단체로부터 가상자산을 지원받아 국내에서 사들인 억대 중고차와 중장비를 시리아 현지로 반출한 외국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테러 단체의 자금을 바탕으로 국내 물품을 직접 구매해 해외 거점으로 전달한 범행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광주경찰청 안보수사과는 국제 테러 단체인 'KTJ(카티바 알타우히드 왈지하드)'에서 가상자산을 받아 국내 중고차 등을 매입한 뒤 시리아로 반출한 혐의(테러 자금 금지법 위반 등)로 우즈베키스탄 국적 A(29)씨 등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KTJ 측에서 전달받은 30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활용해 국내에서 1억 7000만 원 상당의 중고차 11대와 굴착기 2대를 매입한 뒤 시리아로 보냈다. 아울러 2024년 8월부터 2025년 4월 사이 7회에 걸쳐 640만 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KTJ 측에 직접 송금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8월 유학 비자로 입국했으나 체류 기간이 만료돼 2023년 1월부터 대전 일대에서 불법 체류 신분으로 머물렀다.
그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3개의 가상자산 지갑을 교차 활용했으며, 거래 대금은 배우자 명의 계좌로 입금받는 방식을 취했다. 공범으로 붙잡힌 우즈베키스탄 국적 3명 중 2명은 대전 소재 대학 유학생이며, 1명은 현지 중고차 매매업 종사자로 파악됐다.
UN과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KTJ는 시리아 내전 개입을 통한 정권 전복과 중앙아시아 내 이슬람 신정국가 건립을 꾀하는 조직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벌어졌던 KTJ 등 국제 테러 단체 지원 사건은 자금만 보내는 형태였지만, A씨는 테러 단체에 자금을 받아 중고차를 매입해 해외로 보낸 첫 사례"라며 "굴착기는 KTJ 진지 구축용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인터폴 적색 수배 명단에 올랐던 A씨는 국정원과 출입국관리사무소의 공조로 체포된 뒤 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A씨는 법정에서 "가족 생활비 목적으로 돈을 보냈다", "SUV는 주문받아 보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또 다른 인터폴 적색 수배자 B씨가 위장 자선 단체를 통해 KTJ에 가상자산을 지원한 정황을 잡고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