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월)

중국차 저가로 밀려오자, 결국 '빗장' 걸기 나선 독일... 현대차·기아에 기회 될까?

독일 정치권이 중국의 저가 공세를 막기 위한 무역장벽 강화에 본격 나섰다.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중시해온 독일이 태도를 바꾸면서 EU 전체의 대중국 통상정책이 한층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집권 연정을 구성하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CDU·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 의회 그룹은 최근 불공정 경쟁으로부터 유럽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공동 제안을 내놨다.


로이터는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중국이 직접 명시되지 않았지만 독일 의회 관계자들은 이번 제안이 주로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독일 정치권은 EU가 시장을 왜곡하는 관행과 불공정 경쟁에 보다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반덤핑·반보조금 조치를 지금보다 빠르고 폭넓게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


독일의 입장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독일은 폭스바겐과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국 완성차 업체들의 높은 중국 시장 의존도와 보복 가능성 등을 고려해 EU 내에서도 대중국 무역장벽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이 가속화하고 무역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독일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893억유로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220억유로 증가한 수치다.


EU 역시 이미 대중국 무역방어 조치를 늘리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반덤핑·반보조금 조치 172건 중 75% 이상이 중국 기업을 겨냥한다.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전기차에는 업체별로 최대 35.3%의 상계관세가 추가로 부과된다.


독일 집권 연정은 무역장벽 강화와 더불어 자동차 규제 완화도 주문했다.


CDU·CSU와 SPD 의회 그룹은 EU 집행위원회에 2035년 이후에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고효율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2027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PHEV 탄소배출량 산정 기준의 유예도 함께 요구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035년부터 시행되는 신차 CO₂ 배출량 100% 감축 목표를 90%로 낮추는 개정안을 내놨다. 다만 해당 개정안은 아직 입법 과정에 있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자동차그룹


이런 변화는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체코에, 기아는 슬로바키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EU가 앞으로 전기차 지원이나 산업정책에서 '유럽 현지 생산' 요건을 강화하면 두 회사는 상대적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 중국산 완성차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는 것도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에 일부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향후 보조금이나 지원책이 유럽 생산 비중, 현지 부품 사용률과 연결될 경우 한국산 수출 물량에는 새로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