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월)

엔비디아, AI 서버 가격 15% 이상 올린다... "메모리 반도체값 폭등 여파"

세계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가 AI 서버 가격을 15% 이상 올린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AI 반도체 최강자조차 늘어난 비용 부담을 고객사에 전가할 수밖에 없게 됐다.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AI 반도체를 탑재한 서버 가격을 대폭 인상한다고 보도했다. 인상 폭은 15%를 넘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새 가격은 내년 초 출하분부터 적용되며 차세대 제품 '베라 루빈'과 현재 주력인 '그레이스 블랙웰' 탑재 시스템이 모두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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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있다. AI 가속기는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는 D램과의 조합에 따라 성능이 좌우되는데, 전 세계 D램 생산의 대부분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3개사가 담당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D램 가격은 크게 뛰었다. 그만큼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협상력도 강해진 상황이다.


결국 반도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자랑하는 엔비디아조차 늘어난 비용 부담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대만 TSMC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반도체 한 개를 수만달러에 판매하고 있으며, 매출총이익률은 75%에 달한다.


가격 인상 압박은 이미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애플과 퀄컴도 최근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렸다. 엔비디아 역시 이달 초 게임용 PC 그래픽카드 가격을 인상했다고 IT 매체 톰스하드웨어가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오라클 등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서버를 위탁 생산하는 업체들도 최근 고객사에 가격 인상 내용을 통보했다.


엔비디아는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고객사들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주요 고객사는 자체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여전히 엔비디아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자체 반도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으로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엔비디아 경쟁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지도 결국 메모리 확보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두 기업과 마이크론이 세계 D램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가격 폭등이 제조사들에 안겨준 기술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026년 6월 8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 AI 및 로봇 스타트업 관계자들과의 라운드테이블에 앞서 언론에 브리핑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가격 인상은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에도 부담을 더할 전망이다. 이미 공사 지연과 인력 부족, 자금 조달 여건 악화, 지역 주민 반발 등으로 차질을 빚는 사업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서버 가격까지 오르면 사업비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프로젝트 지연과 인력 부족, 조여 오는 자본시장과 지역사회 반발로 인해 이미 여러 건립 계획이 꼬였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다음 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실적은 AI 인프라가 경제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 속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투자자들과 기술 업계 전반이 주목하는 지표로 자리 잡았다.


오는 27일 발표 예정인 실적이 향후 AI 시장 판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