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60대 남성이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다가 숨진 가운데, 이 남성이 사전에 의료진에게 평소 음주량을 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1일 MBN 보도에 따르면 60대 남성 A씨는 지난 6월 서울 강남의 한 치과를 처음 방문한 날 치아 17개를 뽑고 임플란트 8개를 심는 수술을 받았다. A씨는 약 두 달 후인 이달 3일 임플란트 10개를 추가로 심는 2차 수술 중 6번째 임플란트 시술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같은 날 사망했다.
A씨는 수술 전 혈당 검사와 피검사를 받으면서 의료진에게 "매일 소주 2병을 마신다"고 알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 측은 A씨가 평소 음주량을 사전에 고지했음에도 약물이 투여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해당 치과는 마약류 진정제인 미다졸람을 1차 수술 시 9㎖, 사망 사고가 발생한 2차 수술 시 3㎖ 투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다졸람은 허가사항상 알코올 또는 약물 의존성 환자에게 투여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 또한 마약류 마취제인 케타민도 두 차례 수술 과정에서 사용됐는데, 케타민은 외래 환자에게 투여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과 관계자는 "마취제를 쓰긴 썼는데 약학 정보에 있는 내용보다 적게 썼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사망 원인과 의료과실 여부는 현재 수사와 의료감정이 진행 중이다.
이 치과에서 수술 중 환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도 이 치과에서 한 번에 임플란트 11개를 심는 수술을 받던 75세 여성이 숨졌다. 당시 여성에게 허용량을 크게 초과하는 국소마취제가 투여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같은 치과에서 약 8개월 만에 연이어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국회에서도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열린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연이은 사망 사고가 발생했는데 복지부나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치과를 점검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정은경 장관은 "보건소가 점검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강남구보건소가 해당 치과를 실제 점검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희 의원은 반복되는 중대 의료사고를 정부가 파악하고 점검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객관적으로 확정된 중대한 의료사고 이력을 환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이 의원은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한해 해당 이력을 환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사고 이력공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