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내놓은 '버스 하우스' 구상이 2030세대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폐버스를 개조해 청년 주거난을 해결하자는 제안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며 밈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지난 7일 황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스 하우스' 아이디어를 공개했다. 폐기 예정인 버스를 리모델링해 청년 주택으로 활용하자는 내용이다.
황 의원은 네덜란드의 '보트 하우스' 사례를 언급하며 "폐선박을 개조해 주거 문제를 푼 것처럼 우리도 버스로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모델링 비용을 5000만원으로 계산하면 1만 세대를 만드는 데 5000억원이면 된다"며 현실성을 강조했다.
황 의원은 버스 자체 엔진으로 이동 가능한 형태와 외부 차량으로 견인하는 트레일러형 등 여러 방식을 제시했다.
그러나 청년층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난 7일 인스타그램에는 생성형 AI로 제작한 '폐버스 청년주택 가상 브이로그'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 속 가상 입주자는 "여름엔 버스 안이 찜질방이 되고, 겨울엔 냉동고가 된다"고 비꼬았다.
곰팡이가 핀 실내 장면을 보여주며 "세대당 정확히 5000만원 쓴 느낌"이라고 조롱했다. 해당 영상은 게시 이틀 만에 조회 수 23만회를 돌파했다.
엑스(X·구 트위터)에서는 '오늘자 청년 버스 부동산 매물 소식'이라는 패러디 콘텐츠가 퍼졌다.
'한남 더 휠: 매매 2000만원', '아크로 리버스 파크: 매매 1500만원', '반포터 자이: 매매 1500만원' 등 고급 아파트 명칭을 비튼 가상 매물이 등장했다. 매물 설명란에는 "프리미엄 물건 문의 급증으로 매매 호가가 실시간 변동 중이니 실수요자는 빠르게 움직이라"는 문구가 덧붙었다.
청년층이 격렬히 반발하는 이유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내 집 마련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보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층의 자가 주택 보유율은 27.7%에 불과했다.
청년 10명 중 2~3명만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관련 통계 재편 이후인 2017년 이후 최저치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황 의원의 구상과 거리를 뒀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9일 국회 간담회에서 버스 하우스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여름과 겨울 기온차가 극심해 적용이 불가능하다. 버스를 설치할 유휴부지도 없다"고 답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그런 유휴부지가 있으면 주택을 짓는 게 훨씬 낫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며 "예상치 못하게 청년들에게 상처를 준 점은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