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한국에서 구축한 로켓배송 운영 체계를 대만 시장에 빠르게 이식하고 있다.
자체 풀필먼트와 배송망을 구축한 데 이어 '주 7일 익일배송'과 '새벽배송'까지 도입하며 한국형 물류 혁신 모델의 해외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4일(현지시간) 진행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대만에서 자체적인 엔드 투 엔드(End-to-End) 풀필먼트 및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드 투 엔드 물류는 상품 입고와 보관, 주문 처리, 포장,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 관리하는 방식이다. 외부 배송업체에 의존하는 일반 이커머스 사업자와 달리 배송 속도와 서비스 품질을 직접 제어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김 의장은 "현재 대만 배송 물량 대부분을 주 7일 익일배송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당사가 파악한 바로는 대만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쿠팡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최근 한국 로켓배송의 핵심으로 꼽히는 새벽배송도 대만 시장에 안착시키기 시작했다. 전날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아침 일찍 받을 수 있는 배송 체계를 현지에서도 구현해 낸 것이다.
서비스 도입 속도 역시 한국 사업 초기와 비교해 월등히 빨라졌다.
김 의장은 "한국에서는 물류 여정을 시작한 후 새벽배송을 선보이기까지 4년이 걸렸지만, 대만에서는 1년 만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백지상태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10년 이상 축적한 기술과 프로세스 혁신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쿠팡은 한국에서 검증을 마친 물류센터 설계, 주문·재고 관리 시스템, 배송 운영 방식 등을 대만 사업에 그대로 이식하고 있다.
단순 물류 인프라 수출을 넘어, 상품 입고부터 고객 전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완결된 운영 체계로 이전하고 있는 셈이다.
김 의장은 "디자인, 시스템, 운영 매뉴얼, 배송 등 한국에서 정교하게 다듬어진 운영 체계를 그대로 계승했다"며 "배송 건수가 쌓일수록 현지 운영 프로세스는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이 대만에서 자체 물류망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이유는 배송 경쟁력을 확실한 진입 장벽으로 삼기 위해서다.
이커머스 기업이 고품질의 빠른 배송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려면 물류센터, 재고, 배송 인력, IT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초기 투자 부담은 크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주문량을 확보하면 강력한 물류망을 발판 삼아 고객 충성도와 거래 규모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에서 로켓배송으로 거둔 성공 방정식을 대만에서도 재현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대만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초기에는 투자 및 운영 비용이 매출보다 빠르게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적절한 비용 구조로 상품군을 다듬는 과정에서 특정 카테고리를 일시적으로 축소하고 재정비할 수도 있다"며 "현재의 재무 구조는 사업의 최종 형태가 아닌 확장 단계의 현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상품군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공급망과 원가 구조를 먼저 단단히 다지겠다는 의미다. 조달 비용과 재고 회전율, 배송 효율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만 늘어날 경우 손실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초기 공급망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네트워크 거래량이 증가하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것"이라며 "대만의 손익 구조 역시 한국이 개척한 성장 궤도를 따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