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첫 50조 돌파·전 금융권 4위...하나은행과 1조1451억원 차
1년 새 19조8826억원 증가...DC·IRP 적립금만 46조원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올해 상반기 52조210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증권사가 퇴직연금 적립금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의 미래에셋증권보다 적립금이 많은 금융회사는 신한·국민·하나은행 세 곳뿐이다.
4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의 올해 6월 말 적립금은 553조8949억원이다. 은행이 281조510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 165조468억원, 보험 107조3376억원 순이다.
증권업권 적립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112조6121억원에서 1년 만에 52조4347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46.6%다. 은행과 보험의 적립금 증가율은 각각 19.5%, 10.1%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업권 증가분 가운데 19조8826억원을 차지했다. 전체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28.5%에서 올해 31.5%로 높아졌다.
은행 3곳만 앞에...하나은행과 1조1451억원 차
미래에셋증권은 전 금융권 퇴직연금 적립금 순위에서 4위에 올랐다. 신한은행이 58조8888억원으로 1위였고 국민은행 53조4813억원, 하나은행 53조1661억원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은행의 격차는 1조1451억원이다. 국민은행과는 1조4603억원 차이다. 우리은행 34조271억원과 농협은행 28조5029억원은 미래에셋증권보다 각각 17조9939억원, 23조5181억원 적었다.
증권업권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나머지 사업자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삼성증권이 28조919억원으로 2위, 한국투자증권이 26조4044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의 적립금 차이는 23조9291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 적립금이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합계에 근접한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의 적립금은 지난해 상반기 32조1384억원에서 1년 만에 6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이 17조원 안팎에서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한 것과 달리 미래에셋증권은 일찌감치 30조원을 넘어선 상태였다.
증가 속도는 올해 들어 더 빨라졌다.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보다 상반기에만 약 14조원 늘었다. 연초 대비 증가율은 36.5%다.
특히 2분기에만 9조5799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퇴직연금 시장 증가액 45조1438억원의 21.2%다. 퇴직연금 사업자 42곳 가운데 가장 큰 증가 규모다. 1분기에도 약 4조원이 늘어 두 분기 연속 전 금융권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DC·IRP 46조...직접 운용 자금이 전체의 89%
적립금 증가는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이끌었다.
미래에셋증권의 DC 적립금은 지난해 상반기 13조2856억원에서 올해 23조8488억원으로 10조5632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79.5%다. IRP 적립금도 13조236억원에서 22조5418억원으로 9조5182억원 증가했다.
DC와 IRP를 합한 적립금은 46조3906억원이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89.2%가 가입자가 사업자와 투자상품을 선택하는 계좌에 쌓였다.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은 같은 기간 5조8292억원에서 5조6304억원으로 1988억원 줄었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국내외 주식과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혼합자산 등에 나눠 투자할 수 있도록 실적배당형 상품을 확대해 왔다. 전문가가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와 'MP구독', 연금자산관리센터의 상담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연금 고객가치제고위원회를 신설했다. 특정 상품에 자산이 집중됐거나 수익률이 부진한 고객을 분류해 투자 정보와 자산관리 안내를 제공하는 조직이다. 라이브 세미나 '퇴근길 30분, 연금투자 인사이트'도 시장 상황에 맞춰 개편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합친 전체 연금자산은 6월 말 기준 80조81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고객이 거둔 누적 수익은 24조607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김미섭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와 글로벌사업부문 대표를 지냈다. 허선호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WM사업부 대표를 거쳐 현재 김 부회장과 공동으로 미래에셋증권을 이끌고 있다. 두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