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문자 통보에 보고 누락... 미군 무인기 오인해 '두루미' 발령, 1군단장 직무배제

지난달 30일 파주 휴전선 일대에서 발생한 미군 무인기 오인 사고는 한미 양측 실무자 간의 소통 착오와 관행적인 절차 미준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육군 1군단장을 즉시 직무배제 조치했다.


지난 3일 합동참모본부가 전비태세검열을 통해 밝힌 사고 경위에 따르면, 미 해병대는 지난 7월 30일 오후 경기 파주 전방에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 'KMEP'를 실시하며 군사분계선 이남 약 3.7km 지점의 스토리 사격장 인근에 고정익 정찰 무인기를 투입했다.


조사 결과 한미 양측 모두 정해진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군 측은 훈련 전날인 29일 육군 1군단 실무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무인기 비행계획을 통보했다. 특수사용공역 비행 인가를 위해서는 일정 기간 전에 정식 공문으로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훈련 하루 전 실무자 간 문자메시지로 대신하는 관행적 방식을 되풀이한 것이다.


승인 권한 부대도 잘못 지정됐다. 접경지역 무인기 비행승인 권한은 고도에 따라 공군작전사령부(일정 고도 이상)와 육군지상작전사령부(이하)로 나뉘는데, 고고도로 비행한 이번 훈련은 공작사 승인 대상이었음에도 미군은 권한이 없는 1군단 실무자에게만 통보한 채 무인기를 운용했다. 해당 지역에서 저고도 무인기 훈련 전례나 군단 재량 승인 사례는 있었으나, 고고도 비행훈련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무인정찰기(HUAS) 글로벌호크(RQ-4)/ 뉴스1


우리 군의 보고체계 부실도 드러났다. 통보를 받은 1군단 실무자는 "제한사항이 없다"고 회신했으나, 이를 일정 고도 이하 비행으로 자체 판단해 상급자나 상급부대에 보고 및 전파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무인기 비행 사실을 알지 못했던 우리 군은 열상감시장비(TOD)와 레이더로 포착된 고고도 무인기를 '미확인 비행체'로 분류했다. 육군지상작전사령부는 이를 공중 위협으로 판단해 북한 무인기 침투 등 비상 상황 시 방공포 등 전력을 총동원하는 방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군 당국은 해당 무인기의 형태와 비행경로가 북한 무인기와 다르다고 판단한 뒤 착륙 지점까지 추적해 미군 무인기임을 최종 확인하고 상황을 종료했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 차원에서는 지휘계통에 따른 보고체계가 작동하지 않은 점, 관행에 따라 공식적인 특수사용공역 비행인가 절차를 준수해오지 않은 점이 원인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공역 통제에 대한 절차 준수가 미흡했다"며 "미측도 공작사 승인 권한이면 공작사로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아울러 "규정에 따른 한미 간 공역통제 절차 준수의 필요성이 확인된 사례"라며 "향후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공역통제 협조 업무체계를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라이언 도날드 주한미군사 공보실장이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2026 자유의 방패(FS) 연습 계획 관련 공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1.25 사진공동취재단 2026.2.25 / 뉴스1


한편, 국방부는 3일 한기성 육군 1군단장(학군 33기·중장)을 직무배제 조치하고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최근 1군단 관련 사안에 대한 점검 및 조사와 관련해 현 군단장을 오늘부로 직무 배제했다"며 "해당 기간 육군교육사령관이 1군단장 직무대리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육군 1군단은 올해 상반기부터 일반전초(GOP)와 최전방소초(GP) 경계작전 시 K6 중기관총, K4 고속유탄발사기 등 공용화기에 실탄을 삽탄하지 않도록 지침을 변경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전방부대 화기 운용의 실탄 삽탄 원칙을 군단장 재량으로 변경한 데 이어, 이번 무인기 오인 소동 및 보고 누락 사태까지 겹치면서 군 당국의 조사가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