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형사소송법 개정을 둘러싸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는 당내 정치인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곽 의원은 고(故) 노 전 대통령의 사위다.
곽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형사소송법이 통과된 직후부터 많은 정치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와 노무현 정신,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다시 소환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뜻과 전혀 다르다"며 "노무현의 정치가 아닌 것을 노무현이 추구한 정치적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곽 의원은 당론과 달리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곧 다가올 국민의 고통이 눈에 보였고 국민의 흐느낌과 눈물이 귀에 들렸기 때문"이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곽 의원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를 노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검찰개혁의 완성으로 규정한 당내 인사들의 발언을 차례로 거론하며 반박했다. 정청래 전 당대표가 "검찰공화국의 폭주를 막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이라고 한 발언, 김민석 당대표 후보가 "국회 문턱을 넘은 개혁법안을 노무현 대통령 영전에 바친다"고 말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노무현 정부에서 첫발을 뗀 검찰개혁이 완수됐다"는 평가와 김용민 의원이 봉하마을을 찾아 법안 통과 사실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보고한 행위도 곽 의원의 비판 대상이 됐다.
곽 의원은 이러한 주장들이 노 전 대통령이 실제 추진했던 수사권 조정 방향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소위 '검수완박'을 추진한 적이 없다"며 "일부 민생치안 범죄에 한해 검찰의 사법적 통제를 전제로 경찰 수사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수사권 조정을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이 경찰의 주장도 질타했다는 점도 언급됐다. 곽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검사의 수사지휘권 전면 폐지와 경찰의 독자적 수사종결권 부여를 요구한 경찰의 주장도 질타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 권력뿐 아니라 경찰 권력의 독주 역시 분명히 경계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국가 권력의 분산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국가 권력은 기관 간 나뉘어 서로 견제해야 한다"며 "독점적 국가권력은 그 자체로 권력 남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일침했다.
이어 "많은 정치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아닌 것을 마치 노무현의 말인 것처럼 왜곡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검찰 수사권 남용의 피해자'로만 소비하면서 정작 그가 추구한 정치의 본모습은 가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곽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정치적 상징을 현재의 검찰개혁 논리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뜻과 정치를 왜곡하지 말고, 그의 죽음을 정치적 상징으로 소비하지 말라"며 "노무현을 위한 '복수'가 노무현의 정치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노무현의 정치적 선택을 존중하고 현실 정치의 토대 위에서 그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 진정 노무현의 정치를 잇는 길"이라며 "단언컨대 노무현은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권력을 비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