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성장하면서 담배와 술에 노출되는 비율은 급증하는 반면, 건강한 생활습관은 뒷걸음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1∼7차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으로 성장하는 6년간 청소년들의 건강행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번 조사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됐으며, 2019년 당시 전국 초6 학생 5천51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적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지난해 결과는 제1∼7차 조사에 모두 참여한 3천756명의 흡연·음주·신체활동·식생활 등을 누적 분석했다.
평생 담배제품 사용경험률은 초6 시기 0.35%에 불과했으나, 고3 시기에는 11.93%로 11.58%포인트 증가했다. 남학생은 16.02%로 여학생(7.64%)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최근 30일간 하루 이상 담배를 사용한 현재 사용률은 고3 시기 5.30%로, 초6 시기 0.01%와 비교하면 5.29%포인트 상승했다. 남학생은 7.49%, 여학생은 3.00%로 나타났다.
고3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담배제품은 일반담배(궐련)가 4.41%로 가장 많았다. 액상형 전자담배 3.61%, 궐련형 전자담배 1.59%가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여러 담배제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중복 사용률이 높다는 것이다. 고3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자 중 단독 사용은 22.8%에 그쳤고, 일반담배와 함께 피우는 비율이 40%, 일반담배·궐련형 전자담배를 모두 사용하는 삼중 사용률은 35.8%에 달했다.
음주 행태 역시 학년 상승과 함께 심화했다. 한 모금이라도 술을 마신 '모금 기준 평생음주경험률'은 초6 36.4%에서 고3 68.4%로 뛰었다. 잔 기준으로는 7.5%에서 43.2%로 상승했다.
현재 음주율도 0.7%에서 11.2%로 증가했다. 연차별 신규 음주발생률을 보면 고3으로 진급하는 시기에 18.1%로 정점을 찍었다. 이 시기에 처음 술을 접하는 청소년이 가장 많다는 의미다.
식생활은 더욱 악화했다. 1주일 중 5일 이상 아침식사를 거르는 결식률은 초6 17.9%에서 고3 32.8%로 올랐다.
과일 섭취율은 35.4%에서 16.3%로 급감했고, 하루 3회 이상 채소를 먹는 비율도 18.0%에서 5.6%로 떨어졌다. 우유나 유제품을 하루 1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 역시 45.7%에서 16.8%로 뚝 떨어졌다.
반대로 주 3회 이상 단맛 음료 섭취율은 초6 50.9%에서 고3 60.9%로,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20.9%에서 31.4%로 각각 약 10%포인트씩 상승했다. 주 3회 이상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비율은 고3 29.3%로, 고2 시기(26.9%)보다 2.4%포인트 높아졌다.
신체활동 실천율은 학년이 오를수록 감소세를 보였다. 하루 60분·주 5일 이상 운동하는 비율은 초6 29.8%에서 고3 11.4%로 18.4%포인트 줄었다.
정신건강과 스마트폰 이용 실태에서는 성별 차이가 뚜렷했다. 고3 패널의 '중등도 이상 범불안 장애 경험률'은 8.3%였다. 여학생은 11.4%로 남학생(5.3%)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스마트폰 과의존 경험률은 고3 31.9%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학생 28.8%, 여학생 35.2%로 여학생이 더 높았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고2 시기(35.1%)에 가장 높았다.
질병청은 이번 조사 결과가 학생들이 학업 중심 환경에서 건강 행태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보건학적 경고라고 평가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학생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 학교, 사회 환경 전체에서 유해 환경을 차단해야 한다"며 "학년급 전환기별로 차별화된 금연·금주 프로그램과 신종 위해요인 대응을 위한 맞춤형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