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고위험·고변동성 자산으로 꼽히던 가상자산 시장이 최근 국내 증시보다 오히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은 대형주 쏠림 현상과 레버리지 투자 열풍 속에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31일 업비트 데이터랩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비트코인의 일평균 등락폭(절대값)은 1.2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업비트 데이터랩 알트코인 지수의 일평균 등락폭은 1.79%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의 일평균 등락폭은 4.67%에 달했다. 국내 증시의 가격 흔들림이 비트코인보다 3.7배, 알트코인보다 2.6배 이상 컸던 셈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 축소는 거래 위축과 관망세 심화에 기인한다. 비트코인은 최고점 형성 이후 하락세를 거쳐 6만~6만 3000달러(한화 약 8584만~9017만 원) 선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뚜렷한 방향성이 사라지면서 단기 매매가 급감했고, 시장 전반의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거래소의 총 거래대금은 3665억 8460만 달러(약 524조 5092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6% 감소했다.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며 투자 자금이 주식시장 등으로 이동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국내 증시는 특정 대형주로의 자금 쏠림이 심화하면서 일부 종목의 등락에 따라 지수 전체가 크게 움직이는 장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3%에 달한다. 두 종목의 주가 향방이 지수 전체를 흔드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미국 기술주 동향 및 반도체 업황에 따라 국내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여기에 파생상품 거래 증가도 변동성을 키웠다. 개별 종목을 기반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급증하면서 주가 등락 폭이 더욱 커졌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이달 들어서만 총 13차례(매도 8회, 매수 5회) 사이드카를 발동해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정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