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둘러싼 당권 주자 간 갈등이 불법 선거운동 논란으로 번졌다. 당대표 경선에 나선 김민석 후보 측이 정청래 후보와 친청(친정청래)계 후보들을 당규 위반 혐의로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신고하면서 당내 대립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김 후보 측은 지난 29일 '팀정청래 충북 민주시민·민주당원 연대' 관계자를 비롯해 정청래 당대표 후보, 친청계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 후보를 당 선관위에 신고했다. 지나간 27일 열린 '충북 알정찍 토크콘서트'에서 주최 측이 발표한 생일별 '홀짝 투표지침'이 당규를 전면 위배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행사장에서는 당대표 선거에서 1위 정청래, 2위 송영길, 3위 김민석 순으로 표를 행사하고, 최고위원 선거의 경우 최민희 후보를 수석으로 만들기 위해 1순위에 배치한 뒤 생월이 홀수면 한민수 후보, 짝수면 이성윤 후보를 2순위로 찍는 식의 구체적인 투표 가이드라인이 공유됐다.
김 후보 측은 이 같은 방식이 선관위가 지정한 홍보물 외 배포를 금지하고 불법 선거운동을 엄금한 당규 제4호 제34조 등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정 후보를 연계하는 오프라인 홍보 방식 자체가 금지된 상황에서, 당원 주권이라는 민주주의 철학을 정면으로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친청계는 즉각 반발했다. 지난 TV토론회에서도 김 후보가 해당 지침을 '짝짓기'이자 불법이라고 비판하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생일 찍기, 홀짝 찍기는 몇 십 년 동안 한 번도 당에서 본 적이 없는 거의 노골적인 구태 정치"라며 "이것이 현재 당헌·당규에도 다 위배되는데 이런 계파 정치적 선거 운동을 하실 것인지 매우 우려된다"고 일갈했다.
이에 정 후보가 "이것은 당원들이 늘 자발적으로 해왔던 일"이라며 "김 후보와 친한, 송영길 후보와 친한 최고위원 5명을 다 당선시키고 정청래랑 친한 사람을 다 떨어뜨리자는 5대 0 발언을 하셨는데, 그것이 더 구태 정치 아닌가"라고 역공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정청래 후보가 그분들(친청 최고위원들)과 함께 모여 홍보물을 통해 했던 조직적 행위가 바로 정확하게 계파적 선거운동으로,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라며 굽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문정복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들의 자발적인 투표 전략 공유를 처벌 대상으로 몰아세웠다며, 짝짓기라는 표현에 대해 "동물의 왕국을 시청하는 기분이었다"고 쏘아붙였다. 또한 지지 후보 5명의 동반 당선을 주장했던 김 후보가 타 당원의 선택을 짝짓기로 폄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서울시당 일부 지역위원회가 당원 명부를 활용해 김 후보 지지 전화를 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당규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중대한 불법 행위에 대해 선관위의 신속하고 엄정한 조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