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한국의 거리'를 지키기 위해 현지 상인들이 직접 야간 순찰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원에 나섰다.
31일 현대차·기아는 칠레 한인회에 순찰용 전기차 2대를 기증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기아는 EV5를 각각 제공한다. 차량은 한국의 거리 일대 야간 순찰과 안전 관리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 식당과 상점이 밀집한 칠레 한국의 거리는 한류 확산과 함께 산티아고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주말이면 한국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려는 현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교민사회의 노력으로 7월 14일 거리의 명칭이 '한국의 거리'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더욱 많은 방문객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칠레 한인회는 그동안 교민들이 모은 기부금으로 민간 경비업체를 고용해 야간 순찰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순찰 비용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부 상인이 생업을 마친 뒤 직접 거리를 돌며 안전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사정을 접한 뒤 순찰 활동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차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기차를 활용하면 연료비와 유지비 부담을 줄이면서 정기적인 야간 순찰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증은 차량 제공을 넘어 현지 한인사회가 스스로 구축해온 생활 안전망을 국내 기업이 함께 뒷받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모국 기업과 재외동포 사회의 유대를 강화하고, 한국의 거리를 찾는 현지 주민과 관광객의 안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칠레에서 재난 복구와 교육, 환경 개선 등 지역사회 지원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2010년 칠레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했을 당시 피해 복구와 이재민 구호를 위해 20만달러를 지원했다. 현대모비스도 피해 차량을 대상으로 순회 정비 서비스를 운영하고 부품 가격을 할인했다.
현대차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발파라이소 지역에서 환경 개선과 아동 교육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중형 트럭 마이티 2대를 재활용품 수거 차량으로 개조해 지방정부에 기증했으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자동차 정비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실습시설 개선을 지원했다.
기아는 2023년 산티아고 도심의 노후 공원과 복지시설을 친환경 공간으로 재정비했다. 전기차 충전기와 체육시설, 재활용 소재 벤치, 태양광 휴대전화 충전기 등을 설치해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순찰차 기증을 통해 칠레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현지 한인사회의 안정적인 생활 기반 조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