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방한...SK그룹이 국내 기업 회동 조율
한수원 건설·운영, HD현대 설비, 두산 주기기 협력
케머러 1호기 이어 후속 프로젝트 참여 확대 협의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이 한국을 찾아 한국수력원자력과 HD현대, 두산에너빌리티 경영진을 만난다.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건설 중인 '케머러 1호기'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후속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게이츠 의장은 다음달 14일 방한해 한성숙 국무총리를 면담한 뒤 테라파워와 협력 중인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 잇달아 회동한다. 테라파워 주요 주주인 SK그룹이 기업별 일정과 참석자 구성을 조율하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케머러 1호기 공급 일정과 함께 테라파워가 추진하는 미국 내 후속 원전, 해외 프로젝트의 공급망 구축 방안이 다뤄질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기업들은 투자와 원전 건설·운영, 원자로 설비 양산, 핵심 주기기 제작을 각각 맡고 있다.
SK그룹은 테라파워 투자 이후 국내 원전 기업과의 협력 창구 역할을 맡아왔다. 한수원과 HD현대,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업 단계별로 합류하면서 국내 공급망도 투자 중심에서 제작과 건설, 운영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SK·한수원, 투자부터 건설·운영까지 협력
SK그룹은 2022년 SK㈜와 SK이노베이션을 통해 테라파워에 2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테라파워 경영진과 국내 원전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하며 케머러 1호기와 후속 프로젝트 참여 방안을 협의해왔다.
한수원은 올해 1월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테라파워 지분 가운데 4천만달러어치를 인수했다. 한수원이 해외 차세대 원전 개발사에 직접 투자한 첫 사례다. 한수원은 지분 투자와 함께 원전 건설·운영 경험을 테라파워 사업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대형 원전에서 축적한 시공 관리와 운영, 정비 역량을 나트륨 원전 상용화 과정에 접목하는 구조다.
SK와 한수원, 테라파워는 나트륨 원전 실증과 상용화, 해외 사업 참여를 위한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케머러 1호기 이후 프로젝트의 사업 구조와 한수원의 참여 범위가 논의될 예정이다.
HD현대는 나트륨 원전 설비의 반복 생산과 공급 체계 구축을 맡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나트륨 원자로 주기기인 원자로 인클로저 시스템(RES) 핵심 설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HD현대중공업은 대형 선박과 해양플랜트 제작 과정에서 쌓은 후판 가공과 용접, 품질관리 역량을 원전 설비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건설과도 후속 원전의 설계와 시공, 금융조달 등 사업 전반의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게이츠 의장과 HD현대 경영진의 회동에서는 케머러 1호기 공급 일정과 후속 원전의 설비 양산 계획, 제작 물량 확대 방안이 다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 설비·두산 주기기...국내 제작망 확대
두산에너빌리티는 케머러 1호기의 코어 배럴과 가드 베셀, 원자로 지지 구조물 등 핵심 기자재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테라파워와는 2024년 주요 기기의 제작성 검토와 설계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 주기기 제작 경험과 원전 전용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뉴스케일파워와 엑스에너지 등 미국 SMR 개발사와도 기자재 제작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테라파워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나트륨 원전 주요 기기의 설계 완성도와 양산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케머러 1호기 기자재 제작 일정과 후속 호기 참여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의 역할도 사업 단계에 따라 나뉜다. SK그룹은 투자와 사업 조율, 한수원은 건설·운영, HD현대는 원자로 설비 제작과 양산, 두산에너빌리티는 핵심 주기기 제작을 각각 맡는다.
테라파워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345MW급 4세대 원자로 '나트륨'을 개발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해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시간에는 출력을 500MW까지 높일 수 있다.
테라파워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케머러 1호기 건설 허가를 받았고 4월 원자로 본공사에 들어갔다. 완공 목표는 2030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