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경계선 지능인 위험군 아동 5.1%·성인 6.8%... "상설 지원 법제화 시급"

지적장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일상생활과 학업, 고용 등 삶 전반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경계선 지능인 위험집단이 아동·청소년의 5.1%, 성인의 6.8%에 달한다는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일반인과 비교해 학업 중단이나 사회적 고립 위험에 훨씬 크게 노출되어 있으며,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비율 역시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경계선 지능인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9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선별 조사 결과 만 18세 이하 아동·청소년 중 경계선 지능 위험집단은 5.1%로 집계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 중 위험군은 2.6%,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탐색군은 2.5%였다. 만 19세 이상~59세 이하 성인층의 경우 위험집단 비율이 6.8%(위험군 5.3%, 탐색군 1.5%)로 아동·청소년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계선 지능 위험집단은 생애주기 전반에서 심각한 부적응과 위기를 경험하고 있었다. 학령기 아동은 초·중·고교 재학 중 진학 유예나 전학, 학업 중단 등을 경험한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일반 아동(3.3%) 대비 6배 이상 높았다. 


일상생활 영역에서도 대중교통 이용이나 병원 방문 등 지역사회 이용 기술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이 일반군보다 최대 4.7배 높았고,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비율 역시 4배 이상 높았다. 


정신건강 실태 또한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계선 지능 위험군 아동의 30.2%, 탐색군 아동의 23.3%가 현재 정신과 약물을 복용 중이라고 답해 일반 아동(3.1%)보다 최대 10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성인 위험군 역시 29.7%가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어 일반 성인(6.7%)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성인 경계선 지능 위험집단은 60% 이상이 3개월 이상 집 안에서만 지내는 고립·은둔을 경험했다고 응답해 심각한 사회적 단절 상태에 놓여 있음이 확인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공적 지원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양육과 돌봄 부담은 전부 개별 가구가 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경계선 지능 아동을 둔 보호자 중 85.1%가 발달과 학습을 위해 사비를 직접 지출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월평균 지출 금액은 80만 3천 원에 달했다. 


성인기에는 노동시장 진입과 진입 후 유지 과정에서 높은 장애물에 가로막혔다. 성인 경계선 지능인의 평생 근로 경험률은 72.3%로 높았지만, 조사 당시 실제 일자리를 가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30.0%에 불과했다. 


취업을 한 경우에도 비정규직 비율이 61%에 달하는 등 고용의 질과 안정성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난관을 해소하기 위해 당사자와 보호자들은 입을 모아 제도적 법제화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았다. 


향후 지원 강화를 위한 국가적 노력을 묻는 항목에서 아동 보호자의 45.1%, 성인 당사자의 37.3%가 관련 법 제정을 1순위로 요구했다. 


아울러 아동·청소년기에는 조기 발굴을 위한 선별 진단과 공교육 내 개별 맞춤형 교육 지원이, 성인기에는 개인별 특성을 반영한 직업 훈련과 자립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29회국회(정기회) 보건복지위원회 경계선지능인 지원 관련 법안에 대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5.11.17/뉴스1


연구진은 경계선 지능인을 단순한 단일 집단으로 다루기보다 생애주기별 특성에 맞춘 다면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단기적으로는 학업 중단자나 고립·은둔 청년 등 위기 집단에 대한 지역사회 사례관리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경계선 지능인을 정책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법적 근거 마련과 전담 지원 기관 설립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