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업인 10명 중 9명이 임신과 출산, 육아 부담으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21일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부설 여성경제연구소가 발간한 '여성기업인의 일·생활 균형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는 여성기업인의 88.5%가 임신·출산·육아·가족 돌봄 문제로 일·생활 균형에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여성기업 확인서를 받은 645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8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만들어진 보고서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돌봄 부담은 더욱 심각했다. 1인 기업 운영자의 91.7%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매출액 3억원 미만 기업의 경우 91.4%가 같은 응답을 내놨다.
여성기업인이 남성기업인에 비해 일·생활 균형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가족돌봄 역할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65.3%로 1위를 차지했다. '자녀 육아 부담'은 54.6%로 뒤를 이었다.
임신과 출산 시기에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대표자 부재에 따른 사업 운영 차질'이 24.3%로 조사됐다.
지원정책으로는 '경영 공백 대응 단기 보조인력 지원'을 23.6%가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 과정에서는 '자녀 질병과 휴원·휴교 등에 따른 일시적 돌봄 공백'이 36.5%로 가장 큰 고충으로 꼽혔다. 부모 등 가족 돌봄에서는 '병원 진료·검사, 입원, 재활치료 동행'이 38.0%로 최다 응답을 기록했다.
여성기업인의 97.1%는 일·생활 균형을 위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정책으로는 '아이돌봄·보육서비스 이용비 지원'이 19.3%, '병원 진료·검사 동행 도우미 지원'이 26.0%로 집계됐다.
여성경제연구소는 "현재 일·생활 균형 지원제도는 임금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여성기업인이 임신·출산, 육아, 가족 돌봄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 사실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적인 처방을 넘어 여성기업인이 지속 성장하고 안정적으로 경영을 유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체계와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