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중장기 성장 시장으로 주목받는 아프리카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가나 현지를 찾아 전통 왕국 국왕을 예방하며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현지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5일 가나 제2 도시 쿠마시의 만히야궁에서 아산테 왕국의 오툼포 오세이 투투 2세 국왕을 만났다.
아산테 왕국은 가나 내 최대 단일 민족 집단으로 현지에서 상징적 영향력이 크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정 회장은 이날 국왕에게 한국 최초 고유 자동차 모델인 '포니' 미니어처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의 자서전을 선물했다. 국왕은 아산테 왕국 전통 직물 '켄테' 천을 답례 선물로 건넸다.
국왕 예방 전 정 회장은 가나 수도 아크라의 가나대학교에서 열린 포럼에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과 글로벌 금융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공동 개최한 이 행사에는 가나 정부 및 산업계, 금융권 주요 인사들이 모여 아프리카 산업 발전과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가나에 반조립(CKD) 방식의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CKD는 부품을 현지로 보내 차량을 조립하는 생산 방식이다.
가나 현지 공식 판매사를 통해 수도 아크라 인근 테마에서는 현대차를, 아마사만에서는 기아 차량을 조립 중이다. 현대차 테마 CKD 공장은 지난해부터 가동됐고, 기아 아마사만 CKD 공장은 2023년 준공됐다.
현대차그룹은 가나 외에도 이집트, 알제리에서 CKD 공장을 운영하며 아프리카 시장 공략 거점을 넓혀가고 있다.
현지 조립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각국의 산업 정책과 관세 체계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아프리카는 자동차 보급률이 낮지만 인구 증가와 도시화, 경제 성장으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각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와 진출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은 아프리카 판매량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지만, 중동·아프리카 권역에서 지난해 31만727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친환경차 하이브리드 판매는 61%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