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이 바둑 인공지능 카타고의 '평생 처음 보는' 변칙수에 당황하며 첫 대국을 내줬다.
신진서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카타고와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제1국을 치렀다.
4시간20분간 혈투를 벌였지만 245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2점 접바둑으로 진행된 이번 대국은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10년 만에 열린 인간과 AI의 대결이었다.
신진서를 당황스럽게 만든 것은 카타고의 두 번째 수였다. 카타고는 첫 수로 좌상귀 화점에 변칙수를 뒀고, 신진서가 우하귀 소목으로 반응하자 우상귀 쪽에 세칸 높은 걸침 수를 뒀다.
이날 해설을 맡은 홍민표 국가대표팀 감독은 "평생 바둑을 두면서 처음 보는 수"라고 평가했다. 방송 화면에는 신진서가 당황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신진서는 대국 후 "카타고의 두 번째 수를 본 순간 재대국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카타고가 이런 수를 두는 것은 처음 봤다"며 "내가 연습할 때와 비교해 사람이 접하지 못한 수를 두게끔 세팅이 됐던 것 같다. 그걸 감안해도 너무 이상한 수다보니 좀 당황했다"고 설명했다.
초반의 혼란은 중반까지 이어졌다.
신진서는 "중반에 13집 정도 좋으면 후반에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때 13집이 좋은지 확신이 없었다. 거기서 좀 흔들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중앙에서 삭감을 하기 전 시간을 더 써서 쉬운 수를 뒀어야 했는데 반발을 당해 어려워졌다고 아쉬워했다.
신진서는 "준비한만큼 내 바둑을 두지 못해 죄송하다"며 "처음에 너무 당황했다. 거기서부터 좀 꼬였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2국과 3국에 대해 "무조건 지더라도 끝내기 승부로 가야할 것 같다"며 "카타고가 처음에 변칙적으로 두고 그 다음부터 정수대로 두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을 알았기 때문에 최대한 준비를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신진서는 19일 2국에서 다시 한 번 승리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