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평범한 직장인이 올린 자조 섞인 글이 청년 세대의 깊은 공감을 자아내며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씁쓸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월급 모아서 혼자서 자가(집) 무슨 수로 삼?"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내가 엑셀로 직접 계산해 보니까, 세후 월급의 80%를 악착같이 모아도 10년을 일해도 10억 원이 안 되는데 무슨 수로 자가를 사느냐"라며 막막한 심경을 토로했다.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여 월급의 대부분을 저축하더라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것이다.
이 글은 순식간에 수많은 직장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작성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근로소득만으로는 집을 살 수 없는 현 부동산 구조를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월급 80% 저축도 숨만 쉬고 살아야 가능한 수준인데, 그렇게 10년을 모아도 서울에 번듯한 아파트 한 채 사지 못한다는 게 지금의 팩트"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직장인은 "부모님의 자산 지원(부모 찬스)이 없거나, 맞벌이를 하지 않는 이상 평범한 1인 가구의 내 집 마련은 사실상 불가능의 영역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자가 마련의 현실적인 전략을 조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과 일부 누리꾼들은 "처음부터 10억 원짜리 집을 현금으로 다 주고 사는 사람은 없다"라며 "종잣돈(시드머니)을 모아 대출을 끼고 이른바 '징검다리' 식으로 작은 집부터 시작해 자산을 키워가는 것이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혼부부 특공, 생애최초 주택구독 등 정부의 다양한 정책 대출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됐다.
그러나 이러한 조언에도 불구하고 '근로소득의 가치 하락'과 '자산 격차에 따른 상실감'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모양새다.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모으는 것보다 부동산이나 주식, 코인 등의 자산 상승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다 보니, 성실하게 일하는 직장인들이 오히려 벼락거지가 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블라인드 게시글은 열심히 일해도 미래를 꿈꾸기 힘든 대한민국 청년 가구와 1인 가구들의 주거 불안정과 고독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