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4일(목)

퇴직연금은 '목돈' 아닌 '연금'인데... 일시금 수령 83%의 비극

퇴직연금 수급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노후 소득인 연금을 포기하고 일시금으로 돈을 찾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을 선택한 소수 인원조차 대다수가 10년 이내의 단기 수령에 그치고 있어 퇴직연금이 노후를 지탱하는 장기 소득원 역할을 상실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의 장수리스크 대응 방안' 세미나를 열고 관련 제도 개선안을 논의했다. 정부와 당국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맞춰 조기 인출을 억제하고 퇴직연금의 평생소득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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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수급을 시작한 60만 1000명 가운데 83.5%인 50만 2000명이 일시금 수령을 택했다.


연금 방식을 선택한 비율은 16.5%에 머물렀다. 연금 수급자 중에서도 81.8%가 10년 이하의 짧은 수령 기간을 설정했으며 20년이 넘는 장기 수령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이에 당국은 은퇴 전 조기 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이직 과정에서 개인형퇴직연금 'IRP' 계좌를 해지하는 관행을 줄이고 적립금 담보대출 같은 대체 수단을 활용해 연금 수령 시점까지 자산을 유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상품 기반도 연금 수령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사망 시 잔여 적립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의 종신연금 상품 개발을 독려하고 원금 손실 위험을 낮춘 '보증형 실적배당보험' 등 안정적 수익 상품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퇴직연금은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목돈'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지급되는 '평생소득'인 만큼 노후 대비를 위한 원래의 기능과 역할을 회복하도록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당국은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하반기 중 퇴직연금 가이드북을 배포하고 본격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