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9일(토)

'개헌 좌절' 우원식 의장, 울분의 산회 선포... "국힘이 대국민 약속 걷어찼다"

범여권이 추진해 온 6·3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가 우원식 국회의장의 울분 섞인 산회 선포와 함께 최종 무산됐다. 우 의장은 개헌안 처리를 가로막은 국민의힘을 향해 "공당으로서 국민께 한 약속을 걷어찼다"며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우 의장은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오늘 헌법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며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시행하기 위한 절차는 오늘로써 모두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는 개헌안과 더불어 여야가 합의한 50여 건의 민생법안이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우 의장은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채 의사봉을 내리쳤다.


뉴스1


이번 파행은 국민의힘이 개헌안을 포함한 상정 예정 법안 전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예견됐다.


비록 표결이 진행됐더라도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개헌 반대와 표결 불참을 정한 터라 통과 가능성은 희박했다.


전날 본회의에서도 범여권 의원 178명만 참여해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된 바 있다. 개헌안 통과에 필요한 재적 3분의 2 찬성을 위해서는 여당에서 최소 12명의 이탈표가 필요했지만, 끝내 반전은 없었다.


우 의장은 개헌 무산의 화살을 여당으로 돌렸다. 그는 "39년만의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본회의를 연이틀 열고 국민의힘에 민심 직시를 간곡히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응답했다"며 "더 이상 의사진행이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법사위를 통과한 민생법안들까지 필리버스터 대상이 된 것에 대해 "전반기 국회의장인 내가 처리하고 가야 하는데 왜 그걸 막느냐"고 호소하며 안경 너머로 눈물을 닦기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산회 후 눈가를 닦으며 의장석을 내려오고 있다.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헌법개정안(개헌안)에 반발해 개헌안을 포함한 모든 비쟁점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국민의힘을 질타하며 개헌안을 비롯한 모든 법안을 상정하지 않고 본회의를 산회했다. 2026.5.8/ 뉴스1


국민의힘은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도 없는 상태에서 의장이 일방적이고 다분히 감정적으로 진행했다"며 "어제 개헌안 표결은 명백히 부결된 것이며 오늘 다시 상정하는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또한 "본회의 자체가 위헌인 상황에서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헌과 민생법안 처리가 모두 멈춰 서면서 정국은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이런 식으로 악용하는 건 정의롭지 않다"며 "국회법 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