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AI 베팅이 글로벌 기술상 수상으로 돌아왔다.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 HBM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적 기술 전문가 단체인 국제전기전자공학회, IEEE의 기업혁신상을 받았다.
26일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6 IEEE 어워즈' 기념식에서 기업혁신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IEEE 어워즈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술 시상식이다. 기업혁신상은 1986년부터 혁신 기술로 산업과 사회 발전에 기여한 기업에 수여돼 왔다.
IEEE는 "SK하이닉스가 모든 세대의 HBM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AI 플랫폼의 성능 한계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인 고성능 메모리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그래픽처리장치, GPU와 AI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부상했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연산장치와 메모리 사이에서 오가는 데이터 양이 급증하는데, 이 병목을 줄이는 데 HBM이 쓰인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주도권을 잡은 기업으로 꼽힌다. 1세대부터 최신 제품까지 HBM 전 세대에 걸쳐 양산 경험을 쌓았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며 AI 반도체 공급망 안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최 회장은 그동안 AI를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제시해 왔다. 반도체를 단순 제조업이 아니라 AI 인프라 산업의 기반으로 보고,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과 AI 생태계 확장에 힘을 실어왔다.
AI 시대에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통신 인프라가 하나의 공급망으로 움직인다. 최 회장이 강조해 온 AI 인프라 전략에서 SK하이닉스 HBM은 AI 연산 성능을 뒷받침하는 핵심 부품으로 놓인다.
이번 시상식에는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 CDO가 회사 대표로 참석했다. 안 사장은 "기술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이를 극복해 온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을 대표해서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며 "글로벌 고객,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를 앞서 만들어 내며 AI 혁신을 이끄는 일류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후속 HBM 라인업에서도 기술 우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하반기 샘플 출하를 목표로 하는 7세대 HBM, HBM4E 등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