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세청이 대규모 점검에 나섰다.
지난 10일 국세청은 기름값 폭리와 세금 탈루 의혹이 있는 주유소들을 대상으로 집중점검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점검에는 전국 세무서 직원 300여 명이 투입된다.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는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2200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국세청과 한국석유관리원 직원들이 예고 없이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팀은 정량 판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주유를 해보고, 세금계산서와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면밀히 검토했다.
국세청은 폭리 의혹이 제기된 전국 18개 주유소를 우선 점검 대상으로 선정했다. 주요 점검 항목은 고유가를 악용한 폭리 행위와 매출 축소 신고 사례다.
실제 판매 가격보다 낮게 신고하거나 판매량을 실제보다 적게 보고하는 행위, 현금 거래를 제외한 가짜 장부 작성,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등이 집중 점검 대상이다.
부산의 한 주유소에서는 석유관리원 직원이 휘발유와 경유를 철제 통에 담아 샘플을 채취했다. 이는 값싼 가짜 석유 유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06.9원으로 4.3원 상승했으며, 경유 가격도 1931.5원으로 5.1원 올랐다. 주유소 업계는 정유사의 가격 인상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세청은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심욱기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은 "매입이 많은데 매출이 없거나 갑자기 신용카드 결제가 급증한 주유소들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며 "무자료 유류 유통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기름값이 불안정한 시기에 불법 유통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점검에서 비정상 거래나 탈세 행위가 확인될 경우 즉시 세무조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