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3억년 전부터 '살아있는 화석' 가시군부, 우리나라 서해 남해서 발견

경북대 연구팀이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분석을 통해 가시군부 신종의 진화 과정이 약 920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 9일 경북대학교 대학원 첨단바이오융합학과 황의욱 교수 연구팀이 한반도 서해와 남해 연안에서 해양 연체동물인 군부의 새로운 종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군부는 연체동물문에 속하는 해양생물로, 약 3억년간 외형적 특징이 거의 변하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전 세계 바다에 서식하며 주로 조간대 지역의 바위나 기질에 붙어 생활한다.


경북대


그동안 군부 분류 연구는 외부 형태학적 특성에 의존해왔으나, 개체 간 형태 변이가 크다는 한계로 인해 정확한 종 구분이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이용한 분자 계통학적 접근법이 종 분류와 진화 연구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황의욱 교수팀은 국내 연안에 서식하는 가시군부(Acanthochitona) 조사 과정에서 기존 종들과 형태학적, 유전학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신종 '아칸토키토나 페록사(Acanthochitona feroxa sp. nov.)'를 발견했다. 이 학명은 라틴어로 '강렬한 가시'를 뜻하며, 실제로 등쪽 침과 치설 구조에서 독특한 형태적 특징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 신종이 서해와 남해의 진흙이 혼재된 조간대 하부 환경에서 서식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신종을 포함한 5종의 가시군부에 대해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완전히 해독하고, 이를 기반으로 분자시계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가시군부의 주요 종 분화는 약 9200만년 전 백악기 후기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당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확장된 얕은 해양 환경이 종 분화를 가속화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황의욱 경북대 교수 / 경북대


황의욱 교수는 "군부는 3억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현재까지 바다에서 생존하고 있는 살아있는 화석 생물"이라며 "이번 연구는 그동안 미개척 분야였던 서태평양 지역 군부의 진화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규명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해양 생물 다양성 보전 연구는 물론 기후변화가 해양 조간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는 데 중요한 기초 데이터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BK21 4단계 원헬스혁신인재양성사업단과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황의욱 교수가 교신저자를, 의생명융합공학과 김이향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를 맡았다. 


연구 성과는 해양 및 담수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마린 라이프 사이언스 앤 테크놀로지(Marine Life Science & Technology)' 2월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