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 증권시장이 사상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검은 수요일'을 맞았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개장과 함께 시작된 대규모 매도세에 12% 이상 급락하며 5100선을 붕괴시켰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3분께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15% 폭락한 5088.34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12.02% 하락을 넘어서는 코스피 역사상 최대 낙폭입니다.
코스닥 지수 역시 13.26% 급락한 986.81로 1000선마저 무너뜨렸습니다.
시장 개장과 동시에 패닉 매도가 쏟아지면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3.44% 하락한 5592.59로, 코스닥은 2.25% 내린 1112.08로 출발했습니다.
하락폭은 곧바로 6%대까지 확대되며 선물시장 붕괴와 함께 정규장 시작 직후 양 시장에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오전 11시 16분과 11시 19분에는 코스닥과 코스피가 각각 8% 이상 하락 상태를 1분 이상 유지하며 서킷브레이커가 연이어 발동됐습니다. 20분간 거래가 중단됐지만 재개 후에도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코스피 시장의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024년 8월 5일 이후 처음입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피해가 극심했습니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는 11.38%, 현대차는 15.97%, LG에너지솔루션은 11.45%, 기아는 14.37% 각각 폭락했습니다. SK하이닉스(-9.27%), 삼성바이오로직스(-9.64%), SK스퀘어(-14.37%),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87%), HD현대중공업(-13.39%) 등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시장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직전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172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각각 6388억 원, 4613억 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지만 외국인 매도 물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가 4772억 원을 순매도하며 투매에 나섰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54억 원, 3353억 원을 매수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급락을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단기 과열 해소 국면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급락장에서도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제시됐습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가을부터 언급해 왔던 메모리 가격 급등 흐름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이제는 높아진 수익성에 기반한 설비투자 확대와 출하 증가 사이클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의 펀더멘털이 견조하다고 평가하며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26만 원, 13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