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취향을 선택하느냐가 곧 '나'를 정의하는 시대, 최근 MZ세대와 알파세대의 장바구니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키워드는 단연 '디토(Ditto) 소비'입니다.
라틴어로 '나도 마찬가지'라는 뜻을 가진 '디토(Ditto)'에서 유래한 이 소비 행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이나 관심사를 구매 기준으로 삼는 것이 특징입니다. 흔히 '모방 소비'로도 불리는데, SNS 속 인플루언서의 추천이나 연예인, 지인의 인증샷을 보고 즉각적인 구매로 이어지는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현재 디토 소비는 패션과 식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산되며 유통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단순히 유명세를 좇는 방식과는 결이 다릅니다. 나와 닮은 감정을 공유하는 이들의 안목에 공감하고, 그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올라타는 '공감 기반 소비'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흐름 속에서 가장 극적인 성장을 보인 분야는 캐릭터 IP 시장입니다. 지난해 연예인들의 가방마다 매달려 있던 '애착 키링' 열풍의 중심에는 글로벌 아트토이 브랜드 팝마트가 있었습니다.
'라부부(LABUBU)'를 비롯해 '스컬판다', '크라이베이비', '히로노', '트윙클트윙클'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SNS 인증샷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며 브랜드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블랙핑크 리사와 로제, 라이즈, 아일릿 원희, 미야오 안나, 그리고 팝 아이콘 리한나까지. 국경과 장르를 넘나드는 글로벌 셀럽들이 라부부 키링과 피규어를 착용하거나 소장 인증샷을 올리면서, 라부부는 단순한 굿즈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문화적 현상으로 번져 나갔습니다.
그 결과 팝마트의 2025년 상반기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이상 급증하는 등 실적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최근에는 한 가요 시상식에서 연예인들에게 팝마트의 상징적인 캐릭터들로 구성된 '커스텀 캐릭터 꽃다발'이 전달돼 다시 화제를 모으면서 팝마트의 주요 IP 키링 및 상품들이 셀럽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
디토 소비는 식품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두바이 초콜릿을 재해석한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와 고소한 피스타치오를 갈아 만든 속재료를 쫀득한 마시멜로 등으로 감싼 디저트 '두쫀쿠'는 스타들이 시식 후기를 공유한 이후 빠르게 주목받으면서 전국적인 품절 대란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유통업계 역시 빠르게 반응했습니다. GS25는 지난해 12월 두바이 초콜릿 디저트를 선보여 매출이 연초 대비 4배 이상 증가했으며, CU 역시 '두바이 쫀득 찹쌀떡'을 출시해 누적 판매량 180만 개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패션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됩니다. 로맨틱한 무드와 실용성을 결합한 '메리제인 방한화'는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2030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메리제인 슈즈 특유의 둥근 앞코와 낮은 굽의 클래식한 디자인에 퍼와 기모 안감을 더한 메리제인 방한화는 치마에 레그워머나 니삭스와 함께 매치한 스타일링 컷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메리제인' 관련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70%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이랜드월드가 온라인을 통해 선발매한 베이지 색상의 메리제인 슈즈는 개시 2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디토 소비에 따른 특정 품목의 인기 현상은 개인화 시대에 강화된 관계 욕구와 SNS 기반 공감 문화의 확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디토 소비는 단순히 유명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비슷한 취향과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선택했기 때문에 구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감정과 공감'이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