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6일(금)

"묘하게 빠져든다" 난리 난 '공벌레'... 한 마리에 '수백만 원' 넘게 거래된다

미국에서 손톱만 한 크기의 작은 등각류가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며 이색 반려동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법 밀렵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뉴욕주 화이트 플레인스에서 개최된 반려동물 박람회에서 등각류의 일종인 '쿠바 스파이키'가 가장 인기를 끈 동물 중 하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작은 생물은 당일 350달러(약 50만원)에 분양되었으며, 일부 반려동물 분양 사이트에서는 850달러(약 122만원)까지 거래되고 있습니다.


쿠바 스파이키 / NYT


쿠바 스파이키는 학명이 Pseudarmadillo spinosus로, 주황색 등껍데기에 용의 비늘을 연상시키는 뾰족한 가시가 돋아있는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갯강구, 쥐며느리, 공벌레로도 불리는 등각류는 일반적으로 징그러운 벌레로 여겨지지만, 이색 반려동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특별한 동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높은 인기가 불법 밀렵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쿠바 스파이키는 쿠바의 특정 자연보호구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별 허가 없는 수출입은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강한 수요에 비해 규제가 미흡해 개체수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보존생물학에 발표된 연구논문은 이 같은 문제점을 심각하게 지적했습니다. 연구진은 불법 밀렵꾼들이 보호구역에서 무단 포획을 자행하고 있어 토착종의 멸종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부 종의 경우 과학자들의 연구가 완료되기도 전에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베이, 뉴욕타임스


겐트대학교의 팔리터르 더 스메트 등각류학자는 "일부 판매업자들이 과학 저널이나 시민 과학 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등각류 정보를 수집하고, 유럽과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희귀종을 밀렵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등각류는 육지에서 서식하며 사람을 물지 않고 대부분 무해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유기물을 섭취하여 건강한 토양 유지에 기여하고 파충류의 먹이 역할을 하는 등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규제 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밀렵이 지속되고 있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합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거래가 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메타는 멸종위기에 처하지 않은 동물의 판매를 허용하고 있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서는 '판다 스파이키', '두리안 스파이키' 등 다양한 등각류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베이는 판매 허용 동물을 규정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등각류는 아예 포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베이, 뉴욕타임스


외래종 수입 시 침입종으로 분류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는 사례가 많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더 스메트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4100종 이상의 등각류 중 애완용이나 상업적 판매가 허용된 종은 21종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미국에서 침입종으로 규정되어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해충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미국 농무부 산하 동식물위생검역국 대변인은 "위반 행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단속 사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공동 연구자인 네이선 존스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일부 종들의 출처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단 한 건의 밀렵 행위라도 전체 개체군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고, 이런 동물을 구매하는 행위가 자신도 모르게 생태계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하며 책임감 있는 거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