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한은, 금값 65% 폭등에도 요지부동... 금 보유 순위 '세계 39위'로 하락

국제 금 시세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 순위가 최근 1년 사이 세계 38위에서 39위로 한 계단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7일 세계금위원회(World Gold Council)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말 기준 104.4톤으로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9위를 차지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과 유럽중앙은행을 포함할 경우 41위까지 밀려나게 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불과합니다. 이는 홍콩 0.1%, 콜롬비아 1.0%에 이어 세계 최하위권에 속하는 수준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4천307억달러로 세계 9위를 기록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제금값이 온스당 5천100달러 돌파한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금거래소에 금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6.1.27/뉴스1


한은은 지난 2013년을 마지막으로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2011년 40톤, 2012년 30톤, 2013년 20톤을 추가로 사들인 이후 올해까지 13년째 총 보유량을 104.4톤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한은의 금 보유량 순위도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2013년 말 32위에서 시작해 2018년 말 33위, 2021년 말 34위, 2022년 말 36위, 2024년 말 38위를 거쳐 2025년 말 39위까지 떨어졌습니다.


최근 순위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아제르바이잔(국부펀드)가 지난 2년간 83.0톤의 금을 매입해 27위로 급상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에는 폴란드가 95.1톤으로 세계 중앙은행 중 가장 많은 금을 구매했으며, 카자흐스탄 49.0톤, 브라질 42.8톤이 뒤를 이었습니다.


세계금위원회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중앙은행들의 지난해 1∼11월 누적 금 순매입 속도가 최근 몇 년보다 다소 느려졌지만, 매입 모멘텀이 여전히 비교적 견조한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6월 연례 보고서에서는 "중앙은행들이 지난 3년 동안 매년 1천톤이 넘는 금을 축적했다"며 "이전 10년간의 연평균 400∼500톤을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인사이트


그러면서 "이런 매입 속도 가속화는 지정학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환경 속에서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러시는 금값 상승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전날 장중 온스당 5천100달러(한화 약 738만 원)를 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2024년 27% 상승에 이어 지난해 65% 급등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은은 금이 채권이나 주식 등과 비교해 유동성이 낮고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을 들어 추가 매입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에 대해서도 정치적 이유로 미국 달러화 의존을 줄이려는 의도가 있거나 인근 지역 전쟁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높은 곳 위주로 금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김중수 전 총재 시절 금을 공격적으로 사들인 직후 금값이 폭락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세계 금 보유량은 미국이 8천133.5톤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독일 3천350.3톤, 이탈리아 2천451.9톤, 프랑스 2천437.0톤, 러시아 2천326.5톤이 뒤를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