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보수' 조갑제 "APEC, 부정선거 음모론 매장시켜... 극우는 역사의 '바퀴벌레'"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는 부정선거 음모론 세력을 최종적으로 매장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1일 조 대표는 자신의 소통창구인 조갑제닷컴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와서 윤석열을 옥중에서 구출할 것이라든지, 중국이 부정선거 원흉이라든지, 계엄령이 계몽령이라든지 하는 소음에 귀 기울여 줄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회의는 온통 AI(인공지능)와 금관 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15년 만에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AI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대규모 협력 계획을 발표하는 등 APEC CEO 서밋의 핵심 화두는 AI였습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선물로 받은 천마총 금관 모형은 미국 내 '노킹스(No Kings)' 시위와 맞물리며 화제가 됐습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뉴스1


조 대표는 "한국의 극우는 어둡고 더러운 곳에서만 살 수 있는 역사의 바퀴벌레"라고 맹비난하며 "이들과 뒤엉켜 있는 국민의힘은 음모론 괴수와 '하나로 뭉쳐 싸우자'는 대표부터 좀 어떻게 하든지, 요사이 법정에 나타나 '김건희 여사'라 부르지 않는다고 호통치는 사람(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해보든지 한 뒤에 이재명 정부를 공격해야 순서가 맞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법정에서 부인에게 '여사' 호칭을 사용하지 않은 특검팀에 반발한 바 있습니다.


조 대표는 이어 "인종적 선동과 음모론에 손잡은 국민의힘이 극우 컬트당이라면, 세계에서 가장 공정한 선거를 세계에서 가장 악질적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불복하는 세력에게는 극우라는 말조차 아깝다"며 "이들은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을 외치며 조국을 부정선거국가로 몰아 세계에 고발하고, 젊은 영혼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날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의 SNS 글도 함께 공유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언론인입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나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 경주 APEC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선방했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며 "특히 핵추진 잠수함 문제를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 종북·친중 이미지가 강한 정당으로서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그는 "관세협상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대놓고 칭찬하니 오히려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며 "트럼프는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막후에서 무엇을 약속받았는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이 대통령이 국익을 최우선으로 투명하게 협상을 진행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또 "이번 APEC 회담에서 이재명·트럼프·시진핑 회담 못지않게 관심을 끈 건 엔비디아 젠슨 황과 삼성 이재용, 현대 정의선 회장의 만남이었다"며 "빌 게이츠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인들이 여러 번 방한했지만 이번처럼 인상적인 행사는 처음 봤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치열한 국제경쟁 시대에 결국 기업이 나라와 국민을 먹여 살린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젠슨 황에게도 감사하고, 이재용과 정의선 두 분도 애쓰셨다. 이제 민주당과 민주노총은 기업을 그만 괴롭히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비상계엄이 진행 중이었다면 APEC이 경주에서 열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트럼프와 시진핑, 젠슨 황이 방한했을 리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번 APEC을 통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자 OECD 회원국인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을 발동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발상이었는지 확인됐다"며 "그걸 계몽령이라거나, 겁만 주고 해제하려 했다는 말 같지 않은 주장은 이제 그만두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또 "전한길을 비롯한 극우 세력은 트럼프에게 윤석열을 면회해달라고 읍소했지만, 금관 선물을 받은 트럼프는 이재명을 극찬하고 돌아갔다"며 "그게 국제정치의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면담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2025.10.31 / 뉴스1(대통령실 제공)


김 전 최고위원은 "윤 전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에게 덜 휘둘리고, 자신의 성정을 조금만 더 다스렸다면 이번 APEC의 주인공은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됐을 것"이라며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그는 "APEC은 끝났지만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고 험하다"며 "보수가 윤 전 대통령이 남긴 비상계엄과 탄핵의 주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허우적댄다면, 대한민국 정치에서 영영 주도권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이젠 윤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벗어나 제대로 된 보수의 길을 개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5.11.1 / 뉴스1(대통령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