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AI 산업의 심장, 한국으로 옮긴다"... 최태원·젠슨 황의 '빅딜' 성사

AI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시대입니다. 그 핵심은 엔비디아의 GPU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전 세계 주요국 정상과 글로벌기업 경영자들이 젠슨 황 CEO를 향해 줄을 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AI 경쟁력의 본질이 'GPU 주권'으로 옮겨가는 지금, 자칫 한발 늦으면 산업 전체가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한국 기업 안에도 퍼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해냈습니다. 한국인 가운데 젠슨 황 CEO와 가장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온 인물로 꼽히는 최 회장이, 이번엔 단순한 기술 제휴가 아닌 '제조업 전체의 AI 혁신 인프라'를 약속받았습니다.


Instagram 'papatonybear'


그 약속의 이름은 바로 '제조 AI 클라우드'와 'AI 팩토리'입니다.


한국 제조업이 AI 시뮬레이션과 초고속 연산을 직접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엔비디아 GPU 기반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입니다.


최 회장과 젠슨 황 CEO의 인연은 짧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처음 만나 반도체와 AI 인프라 협력 방향을 논의했고, 이후 CES와 다보스포럼을 거치며 협력을 구체화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10월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 현장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좌우할 'AI 동맹'을 공식화했습니다.


SK그룹이 엔비디아(NVIDIA)와 손잡고 국내 제조업 생태계의 인공지능(AI) 혁신을 위한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합니다.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와 제조 AI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기반으로 한 이번 프로젝트는 아시아 최초의 사례로, 국내 제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릴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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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CEO 서밋(CEOSummit)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제조 AI 스타트업 얼라이언스(Physical AI Startup Alliance)' 협력 방안과 반도체·제조 AI 생태계 발전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한 제조 AI 클라우드는 국내에서는 SK그룹이 유일하게 구축부터 운영, 서비스까지 일원화하는 시스템입니다. 


SK하이닉스 등 그룹 계열사는 물론 정부기관, 공공기관, 제조 스타트업 등 외부 수요처에도 개방됩니다. 옴니버스는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기반 3D 가상 시뮬레이션 플랫폼으로, 실제 공정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재현해 생산 공정의 수율과 설비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도입을 검토 중인 기술로, 불량률 조기 발견·유지보수 효율화 등 AI 기반 제조 혁신의 핵심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제조 AI 클라우드는 SK하이닉스가 도입하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RTX 프로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 2000여 장을 기반으로, 이천캠퍼스와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서 구축됩니다. 운영과 서비스는 SK텔레콤이 담당하며, 국내 사용자들이 해외 데이터센터에 의존하지 않고 엔비디아 옴니버스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엔비디아는 GPU 공급뿐 아니라 SK와 함께 국내 제조업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 소프트웨어 최적화, AI 학습 및 추론, 시뮬레이션 튜닝 등에서 폭넓게 협력합니다.


채널A


양측은 이번 협력을 통해 높은 장비 비용과 수급난으로 AI 도입이 어려웠던 중소 제조업체들의 부담을 줄이고, AI 기반 생산 혁신을 확산시킬 계획입니다. 또한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SBVA 등 벤처캐피털(VC)과 협력해 AI 스타트업 육성에도 나섭니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SK그룹이 추진 중인 'AI 팩토리'가 있습니다. 엔비디아 GPU 5만 장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AI 인프라로, 제조 AI 클라우드와 울산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포함한 'AI 산업 클러스터'의 핵심축입니다. SK는 울산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100메가와트(MW)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며, 이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AI를 국내 산업 혁신의 핵심 엔진으로 만들고 있다"며 "AI 팩토리를 기반으로 차세대 메모리,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 지능형 AI 에이전트를 구동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젠슨 황 CEO는 "AI 시대에는 AI 팩토리라는 새로운 형태의 제조공장이 등장했다"며 "SK그룹은 엔비디아의 핵심 메모리 기술 파트너로, 우리의 GPU 컴퓨팅 플랫폼 혁신을 함께 이끌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한국의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AI 네트워크' 연구개발(R&D)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연세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함께 6세대(6G) 이동통신 핵심기술로 꼽히는 'AI-RAN(무선접속네트워크)' 개발에 나섭니다. 


AI-RAN은 다수의 기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초저지연·고속으로 무선망에서 전송하는 기술로, 한국을 글로벌 AI-RAN 기술 검증 허브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부터 AI-RAN 실증망 구축과 R&D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뉴스1


이번 협력은 SK그룹이 엔비디아와 함께 AI를 국내 산업 전반의 혁신 동력으로 전환하는 '산업용 AI 동맹'의 출발점으로 평가됩니다. 반도체에서 제조, 통신까지 연결되는 이번 파트너십은 한국이 글로벌 AI 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회동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만나 반도체·AI 인프라 협력 방향을 논의했고 이후 2025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5 간담회 자리에서 다시 만나 HBM(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개발 속도 등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이러한 협력은 오늘의 'AI 동맹' 구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