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학생 중 55%가 음주 경험을 가지고 있어 청소년 건강행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9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원시자료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들의 음주와 흡연 경험이 학년 상승과 함께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병관리청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청소년의 건강행태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는 2019년 초등학교 6학년 5,051명을 대상으로 시작되어 2023년까지 84%인 4,243명이 지속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조사 결과 담배 사용률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현저히 증가했습니다.
2019년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남학생의 일반담배 현재사용률이 0.02%, 여학생이 0%였던 것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2023년에는 남학생 2.12%, 여학생 1.19%로 급증했습니다.
음주 경험률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모금(입안에 머금는 분량) 기준 평생음주경험률은 초등학교 6학년(2019년) 36.4%에서 고등학교 1학년(2023년)이 되자 55.0%로 상승했으며, 잔 기준으로는 7.5%에서 25.3%로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청소년들의 건강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들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입니다. 부모와 매일 함께 식사하는 비율이 초등학교 6학년 66.3%에서 고등학교 1학년 27.4%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가족과 건강 습관에 대해 자주 대화한다는 응답도 58.4%에서 39.5%로 감소했습니다.
학교 내 건강 교육 환경도 마찬가지로 악화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12개월 내 학교에서 흡연 예방 및 금연 교육을 받은 학생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95.9%에서 고등학교 1학년 71.0%로 낮아졌습니다. 음주 예방 교육 경험률도 75.4%에서 45.7%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반면 미디어를 통한 유해 콘텐츠 노출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흡연 장면 노출 경험은 초등학교 6학년 39.2%에서 고등학교 1학년 58.0%로, 음주 장면 노출은 56.1%에서 70.5%로 각각 증가했습니다.
지역사회 금연 홍보 노출 경험은 93.3%에서 74.2%로 감소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청소년건강패널조사 원시자료가 많은 연구자의 다각적인 청소년 건강행태 변화 요인 분석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돼 청소년 건강 정책 수립의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청소년건강패널조사는 2028년까지 10년간 지속될 예정으로, 초·중·고 진학 과정에서 나타나는 청소년 건강행태 변화를 장기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청소년건강패널조사 원시자료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원시자료 이용지침서'와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