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28일 ㈜한화 건설부문,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한화세미텍 등 3개 계열사의 신임 대표이사를 새로 내정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그룹은 기술과 재무, 그리고 전략을 균형 있게 아우르는 '실행형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이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주도해온 'MASGA(한미 전략경제동맹)' 구상의 연장선상에서, 각 사업의 기초 체력을 단단히 다지는 조정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검증된 글로벌 감각과 사업 실행력'입니다.
㈜한화 건설부문에는 김우석 사장, 한화임팩트에는 양기원 부사장, 한화세미텍에는 김재현 부사장이 각각 내정됐습니다.
세 사람 모두 한화 내부의 성장을 이끌어온 인물들이자, 산업·기술·재무 전반을 잇는 교차점에 서 있습니다. 김우석 신임 대표 내정자는 30년 넘게 재무·경영 전반을 맡아온 베테랑으로, 그룹의 건설·인프라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꼽힙니다.
특히 김승모 전 대표가 방산 전략을 담당하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동하면서, 건설과 방산 부문 간 시너지를 잇는 구조적 연결고리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화그룹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건설·방산·첨단소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을 유기적으로 묶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양기원 한화임팩트 대표 내정자는 한화케미칼과 한화솔루션에서 전략기획을 맡아온 인물로, 글로벌 사업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는 미국·유럽 신재생 프로젝트에서 협력한 경험이 많아, 향후 한화임팩트가 추진하는 친환경·수소·모빌리티 사업의 중심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MASGA 이후 본격화된 한미 산업 협력 구도 속에서, 한화임팩트는 미국의 청정에너지 인프라와 유럽의 친환경 기술기업을 잇는 '중간 허브' 역할을 강화할 전망입니다.
또 다른 축인 한화세미텍에는 반도체 장비 분야의 전문가 김재현 부사장이 내정됐습니다. 그는 삼성전자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를 거친 엔지니어 출신으로, 최근까지 한화푸드테크에서 기술총괄을 맡았습니다.
한화세미텍은 하이브리드본더 등 차세대 반도체 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김 내정자는 한화의 기술 자립 및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 진입을 가속화할 인물로 평가됩니다.
한화가 최근 방산과 우주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로 산업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김동관 부회장이 강조하는 '산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일환입니다.
이번 인사는 김 부회장이 지난 2년간 구축해온 '현장 중심형 리더십'의 연장선이기도 합니다. 그는 폴란드·루마니아 등 유럽을 직접 돌며 방산 세일즈를 진두지휘했고, 미국에서는 태양광·MRO(군수정비) 협력 기반을 확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임팩트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잇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김 부회장의 리더십은 단순한 '2세 경영'을 넘어선 '글로벌 CEO형 리더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김동관 체제의 디테일이 완성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MASGA를 통해 글로벌 무대의 문을 연 한화그룹이, 이제 그 문을 통과할 조직적 발판을 세밀히 정비했다는 의미입니다.
한화의 경영 중심축이 '비전 중심의 오너'에서 '현장 중심의 전문가 그룹'으로 자연스럽게 이양되는 흐름 속에서, 이번 인사는 기술, 전략, 재무 세 축의 완성형 조합으로 평가됩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각 사의 신임 대표들은 이미 그룹 내부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경영자들"이라며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변화의 파고를 읽는 김동관 부회장의 리더십과, 그를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진의 '케미스트리'가 만들어낼 시너지가, 한화그룹의 다음 10년을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