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금값 무서운 줄 모르고(?) '금 60돈 증정' 이벤트 연 용감한 라면 회사

‘골드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금을 경품으로 내건 용감한(?) 식품업체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1984년 첫선을 보인 ‘팔도비빔면’이 누적 판매량 20억 개를 돌파했습니다.


팔도는 이를 기념해 한정판 ‘팔도비빔면’을 선보이고 지난 20일부터는 ‘금 60돈 증정 이벤트’를 시작했습니다.


팔도


참여 방법은 간단합니다. 한정판 제품의 QR코드를 스캔하고 난수 번호를 입력하면 온라인 추첨에 자동 응모됩니다.


경품으로는 ▲금 20돈(1명) ▲금 1돈(20명) ▲백화점 상품권(200명) ▲제품 교환권(8888명)이 걸려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가 비빔면과 어울리는 전국 팔도의 특산물을 선택해 투표하면 즉석 추첨을 통해 금 1돈(20명)을 추가로 받을 기회도 주어집니다.


팔도


프로모션은 시작과 동시에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현재 식품업계에서 금을 내건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곳은 팔도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금 1돈(3.75g)은 74만1975원으로, 금 60돈의 가치는 약 4452만 원 수준입니다. '금값 폭등'이 멈춰 일시적으로 하락한 가치가 이 정도라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팔도 공식 SNS에는 "황금비빔 제발 저요", "이 상황에 금이라니" 등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식품업계는 금 경품 마케팅을 자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내수 부진과 정부의 가격 인상 제동으로 기업들이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면서, 금 경품 이벤트가 사실상 '사라진 마케팅'이 된 것입니다.


농심


그나마 최근에 금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 곳은 대표적으로 농심과 CJ제일제당 등이 있습니다.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황금라면 티켓을 찾아라!' 이벤트를 진행, 6명에게 금 10돈을 증정했습니다.


또 CJ제일제당은 스팸을 금괴 모양의 패키지에 담은 '스팸 골든바'를 출시해 내부에 순금 1돈이 들어 있는 골든 티켓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과거에는 경기 침체기마다 금값 상승세를 반영한 금 경품 마케팅이 활발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경기가 나빠질수록 소비자들은 실물 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집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심리를 자극해 '가치 있는 보상'을 제공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금값이 오를수록 경품의 실질 가치도 커지기 때문에, 같은 비용으로도 더 큰 주목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금값이 워낙 높아 다른 형태의 참여형 이벤트로 대체되는 추세입니다.


이에 팔도의 '황금비빔면' 이벤트가 더욱 상징적 행보로 평가됩니다.


높은 금값을 마케팅 소재로 삼은 통 큰 전략이 얼어붙은 식품 시장에 어떤 온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